[기자수첩] 소리·노래, 대중을 움직인다

2024-10-21     김광호 기자

매일일보 = 김광호 기자  |  신은 음성으로 인간에게 명령했다. '선악과를 따먹지 마라.' 인간에게 행동할 것과 하지말 것을 구분지어 줬다. 십계명과 일부 신약구절이다. 소리는 인간 소통이며의사전달이고 행동하게 한다. 소리는 천사의 소리가 있고 악마의 소리가 있다. 종교가 천사의 대표적인 소리다.

스님의 법어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목사나 신부님의 설교를 경청하면 호수같은 평안함이 마음속에 형성된다. 백팔번뇌의 고통도 격렬한 감정도 소리로 다스려진다. 소리는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소리를 듣고 성장하고 지식을 쌓고 도덕심과 애국심을 갖는다. 소리가 사람을 훌륭하게 만들고 사회질서를 유지시킨다. 부부간의 소리는 그 가정에 화목을 가져오기도 하고 가정을 파괴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부부간의 소리는 행동하고 실천이 따라야 한다. 지도자의 긍정적인 소리는 대중에게 희망을 주고 삶에 활기를 넣는다. 지도자는 때로는 강력한 소리로 때로는 온화한 소리로 대중의 감정을 이끈다. 존 F. 케네디는 소련무기의 쿠바미사일 배치 당시 단호하고 강력한 외교의 목소 리로 구소련의 시도를 무산시켰으며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화학무기가 있다고 의심, '사막의 폭풍' 작전을 미군에게 전쟁명령을 하달하며 중동에 개입했다.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카랑카랑한 소리로 지도력을 발휘, 산업화를 일궈냈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있었고 단호하면서도 행동하라는 명령같은 것이었다. 월남파병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등 국민들에게 소리로서 호소했으며 뜻한 바를 밀어부쳤다. 반면 악마의 소리는 전쟁을 일으키고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히틀러의 열정적이고 우렁찬 목소리는 독일 국민의 감정을 폭발시키고 세계2차 대전을 유발시켰다. 그의 목소리와 제스처는 악마를 상징하는 것이었으며 600만명의 유대인을 죽인 살인마의 모습과 같은 것이었다. 김일성은 감언이설로 유일사상을 북한인민에게 주입시키고 미국과 남한에 대해 적대감정을 세뇌시켰으며 통일의 장벽을 두껍게 만들었다. 북한의 굶주림, 이산가족, 한민족이면서도 남북한 긴장 고조, 그의 소리에 의해 결과물을 낳았다. 소리는 범죄도 유발한다. 악한 소리, 욕설 등 상대방 감정을 폭발시켜 사람도 죽이고 폭력도 행사한다. 보이스피싱처럼 교묘한 소리로 사기도 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소리로 전달하는가에 따라 행동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소리는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일반 사람보다 소리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가수는 노래는 부르고 돈을 버는 직업이지만 대중에게 큰 감정을 준다. 노래가사와 곡이 자신의 처지인 양 착각한 대중은 그 가수를 우상처럼 여기거나 존경하는 인물로 치부한다. 팬클럽도 여기에 부합된다. 그들은 대중에게 행복과 즐거움, 희망, 기대를 안겨주고 때에 따라 슬픔도 선사한다. 독재자들은 노래를 조작해 대중을 한 곳으로 쏠리게 하기도 한다. 복면가왕이 있다. 얼굴을 감추고 노래를 부른다. 작곡가, 가수 출신, 개그맨, MC 등 판정단들이 복면가수들에게 짜릿한 감정을 맛본다. 방청객 및 시청자들은 어딘가 모르게 그에게 마약처럼 이끌리게 된다. 방송국 시청률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다. 히든싱어도 마찬가지다. 모창출연자들이 진짜가수보다 더 잘 불러 진짜보다 더 진짜 같다. 노래를 업으로 삼고 사는 가수도 모창출연자들에게 깜짝 놀라며 감탄한다. 모창자들에게 출연동기를 묻는 질문에 가수의 노래를 듣고 희망을 가졌으며 용기가 생겼고 살아가는 목적을 얻었다고들 한결같이 말한다. 가사와 곡조 속에 대중들은 웃고 울고 한다.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 한강에 유람선이 떠 있고 농촌과 도시로 이어져 / 긴밤 지새우도 풀잎마다 맺힌 아침이슬처럼 등 숱한 노래가 대중에게 전달되어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