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직격탄’ 유통업계, 하반기도 ‘비상’
글로벌 공룡 아마존·이케아 국내 상륙 임박…관련 업계 초긴장
2015-04-27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매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통업계가 녹록치 않은 하반기를 보낼 전망이다.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가구업체 ‘이케아’의 하반기 국내 상륙이 임박하면서 가뜩이나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까닭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한국법인은 올 하반기 국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아마존은 지난 1995년 온라인 서적을 공급하며 출발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전자책과 영화, 음악콘텐츠와 더불어 IT기기·유통까지 포함한다. 지난해 이들은 매출 740억달러(약 79조원)를 기록하는 등 수익 중 절반을 해외 12개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특히 지난해 5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올해 초 한국 법인 대표를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 초읽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아마존의 진출은 국내 유통시장뿐 아니라 출판, 전자업계 등 전방위적으로 뿌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특히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등 온라인 서적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마존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국내 오픈마켓들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다 보고 있다.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신세계·현대 같은 국내 유통 공룡들까지도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자체 물류센터를 활용해 미국 온라인 소매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말 광명점 오픈을 필두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세계 최대 가구 공룡 ‘이케아’도 국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지난 1943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이케아는 전 세계 42개국 345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중이며, 다양한 디자인와 낮은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44조원에 달할 정도다.이케아는 광명점 외에도 서울에서의 첫 진출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인근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에 대지 1만3000㎡ 규모의 단독매장을 설립키로 했고, 앞서 지난해 말 경기도 고양 원흥지구에 5만1297㎡ 규모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했다.이로써 이케아는 연말로 예정된 경기도 광명의 1호점을 선보이기도 전에 2호점과 3호점 출점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렸다.일찌감치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3월 한달 동안 서울 신사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들에게 얼굴 알리기에 나섰고, 이달부터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도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강남권과 강북 및 강서권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이케아가 공식 오픈할 경우 국내 가구업계는 물론 중소 규모의 이케아 병행수입 업체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진단한다.한편, 국내 유통업계는 오랜 내수부진과 함께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까지 겹쳐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백화점과 대형마트, 여행· 호텔 업계는 사고 초기부터 매출과 예약 건이 급격이 감소했다.또한 5월은 유통업체들의 성수기로 통하지만,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주요 행사마저 줄줄이 취소하고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는 만큼 전방위적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조금씩 소비시장이 나아지나 했더니 세월호 참사로 다시 지갑이 닫히고 있다”며 “게다가 올 하반기의 경우 세계 유통공룡들이 국내 시장을 잇따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안방을 사수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