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감소…공기청정기 시장, 규모 정상화
계절관리제 등 시행으로 연간 미세먼지 발생량 위축 환경가전 특성 따라 시장 30% 가량 줄어 자정 작용
2025-10-21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공기청정기 시장이 미세먼지 감소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시장이 위축됐음에 불구하고 현재의 시장 규모가 일반적인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2019년 시장 규모는 거품이었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은 2019년보다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시장 내 영향력을 가진 업체 외에는 도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공기청정기는 대표적인 환경가전으로 꼽힌다. 환경가전은 자체적인 성장보다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환경이 악화될수록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연간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늘어날수록 반사이익을 거둔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 시장 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8년 250만대에서 2019년 350만대(1조원 추산)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당시 거주공간 내 필수가전의 입지로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2019년 봄은 역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평가받는다. 2019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다. 하지만 이후 대기질이 급격하게 개선됐다. 이후 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 수준으로 21.7%나 감소했다. 2021년 이후에는 18㎍/㎥ 내외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공기청정기 시장은 7000억원 규모로 급감했다. 2019년보다 30% 가량 줄어든 셈이다. 미세먼지 감축 요인으로는 정부의 계절관리제가 꼽힌다.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계절관리제를 시행했다. 자체적인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여 대기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매년 계절관리제 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으며, 국가 전반적인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효과가 존재하지만, 자체적인 노력도 일부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외부 요인으로 부풀려진 시장은 조정기간을 거치게 된다.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라며 “공기청정기는 환경가전 특성이 가장 잘 반영된 제품군이고, 현재 7000억원 수준의 시장 규모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장 규모가 위축된 만큼, 자정작용도 발생할 전망이다. 공기청정기는 상대적으로 제조가 쉬운 가전이다. 일부 기본적인 전자기능에 필터만 장착해도 사용할 수 있다. 전자기능보다 필터의 기능적 비중이 더욱 큰 크다. 필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수할 수 있어 제품 출시가 쉽다. 현재 시장 규모가 줄어든 만큼, 소비자 선택도 가성비보다 신뢰도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기청정기 사업을 꾸준히 이어온 업체의 제품을 선택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는 구조다. 후발주자가 도태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줄어든 시장 규모 여파로 공기청정기 부문에서 전문적인 사업 역량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면서 “특히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