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국감 '김건희 모녀' 불출석에 '사상 초유' 영부인 동행명령 발부

野 주도 국회 법사위 영부인 대상 첫 증인채택·동행명령 의결 검찰총장·중앙지검장 탄핵에 심우정 "정치 중립성 영향" 반발

2024-10-21     조석근 기자
이성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현직 대통령 부인과 모친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김건희 여사 모녀의 증인 불출석에 대한 야당 차원의 강력 대응이다. 검찰이 김 여사 모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처리를 두고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야당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심 총장은 야당의 본인에 대한 탄핵 추진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에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국감에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등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두고 법사위가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날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한 대응이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김 여사와 최은순 증인은 다른 증인들에 비해서도 중요하다"며 "불출석 사유도 없고 왜 안 나오는지 알려지지도 않아 국회에서 불가피하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는 국민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정신에 맞게 임해야 한다”며 “동행명령까지 거부하는 것은 본인의 판단이고 자유지만 법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상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고의로 수령을 회피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실제 처벌은 드물다. 이날 김 여사 모녀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야당 주도로 통과된 가운데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용산 관저로 동행명령장 전달에 나섰다. 장경태, 이건태, 이성윤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함께 나서기도 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현 대통령의 영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은 과거에도 이런 전례가 없었다"며 "망신주기 외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조배숙 의원도 "피감기관과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에서 단지 창피 주고 고발할 명분을 쌓는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검찰은 4년 6개월간 이어진 수사 끝에 김건희 여사 모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최종 무혐의 처리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 공범들의 혐의가 인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관련 혐의들이 모두 무혐의 처리된 지 불과 2주만이다. 그 때문에 야당에선 심우정 검찰총장과 관련 사건 수사를 전담한 서울중앙지검 이창수 지검장 탄핵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대검찰청 국감에선 심 총장에 대한 야당의 강도 높은 질책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한 달 안에 명품백(디올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두 사건을 처리한 것은 불기소를 다짐하고 총장직을 임명 받았다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릎 꿇는 검찰에 어떻게 수사권을 주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성윤 의원도 "검찰은 디올백 사건 면죄부로 모든 국민에게 '공직자 아내는 300만원 디올백을 받아도 된다'는 인식을 줬다. 법치주의에 사망을 선고했다"며 "만악의 근원인 '김건희 비리'를 그대로 두면 하늘도, 국민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검사 탄핵 숨은 의도는 검사들을 겁주고 협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이재명 대표 사건에서 기소 여부, 공소 유지 등의 과정에 검찰의 입지를 축소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꼬집었다. 야당의 심우정 총장, 이창수 지검장 탄핵을 '이재명 방탄'으로 몰아붙인 것인데 심우정 총장은 이에 대해 "특정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근거 없이 탄핵이 시도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또한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탄핵 재판기간 직무 정지로 사법 작용에도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변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