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백화점업계, 외국인 VIP 유치 경쟁 치열
내수 경기침체 따른 불확실성 가시화 돌파 차원 해외 백화점과 협약, 멤버십 손질, 번역 지원 등
2024-10-2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백화점업계가 일반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우수 고객(VIP)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일정부분 극복할 수 있는 타개책으로 삼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들은 방한 외국인 증가에 맞춰 편의 서비스와 체험 행사를 제공하면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외 백화점과 교류 확대, 멤버실 손질, 번역 서비스 제공 등 큰손 외국인을 모시기 위한 서비스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일본 프리미엄 백화점의 상징인 한큐백화점과 손잡고 VIP 공동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태국 대표 유통 기업 시암피왓그룹에 이은 두 번째 글로벌 VIP 혜택 제휴로 국내를 넘어 해외 VIP까지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양사의 VIP 고객은 현대백화점과 한큐백화점 주요 점포에서 각 사의 VIP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더현대 서울을 찾은 한큐백화점 VIP 고객은 전용 라운지 이용,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을 포함한 핵심 콘텐츠 이용권, 특별 할인 및 추가 적립 등 혜택이 주어진다. 이달초에는 서울시청 신청사 간담회장에서 서울시,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 운영 법인)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과 서울시는 ‘프리미엄 글로벌 라이프 허브(가칭)’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생활 지원과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초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손질하면서 최상위 등급인 SVIP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수 외국인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추가 할인, 사은품 등 혜택을 확대했다. 언어 데이터 및 전문번역 서비스 기업 플리토와 AI(인공지능) 기반 메뉴 번역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관련 서비스는 지난해 9월 본점에 이식된 이래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 3개점으로 확대·시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잠실점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AI 통역 서비스는 SKT에서 출시한 AI 기반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바탕으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독일어, 태국어 등 총 13개 국어의 실시간 통역 안내를 지원한다. 향후 이용 추이를 토대로 AI 통역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K-뷰티 투어’, ‘K-패션·뷰티 클래스’ 등도 진행한 바 있다. 한류 영향으로 K-패션·뷰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이처럼 백화점업계가 외국인 고객 유치에 집중하는 것은 내수 경기 부진과 무관치 않다. 통상적인 유통업계 성수기인 4분기에도 소매시장 체감 경기 회복은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는 80으로 확인됐다. 백화점(103→91)은 전 분기보다 기대감이 떨어졌다.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 강화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3사의 지난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230% 올랐다. 백화점별 외국인 매출 증가율은 롯데백화점 50%, 신세계백화점 169%, 현대백화점 230%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곡선을 그려나가는 것에 내부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백화점 등을 포함한 전통 오프라인 유통사들에겐 차별화된 경영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점을 착안해 외국인 손님 잡기 위한 서비스와 혜택을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