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력 인사 수두룩 '명태균 리스트'에 정치권 '대혼란'

자체 여론조사 앞세워 국힘 주요 인사들과 관계 형성 이준석·오세훈·홍준표 등 與 핵심 외 야권 일부도 포함

2024-10-22     조석근 기자
김건희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증인 강혜경씨가 공개한 '명태균 리스트'가 정치권의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여론조사 등으로 연관된 정계 인사들의 명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국민의힘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유력 인사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혜경씨는 명태균씨와 관련된 정계 인사 27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강씨의 법률 대리인인 노영희 변호사가 별도로 이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계기가 된 명태균씨와 강씨 사이의 녹취록 파장이 커지면서 각종 선거를 두고 20여명의 국민의힘 인사들이 명씨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 명단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개된 것이다.

명단에는 윤상현, 김은혜, 박대출, 강민국, 조은희, 강기윤, 서일준 의원과 안홍준, 조명희, 하태경, 이주환 전 의원, 홍남표 창원시장, 조규일 진주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다른 여권 인사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두관 전 의원, 여영국 정의당 전 의원 등 야권 인사 일부도 눈에 띈다. 

명태균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좋은날 등 여론조사업체와 지역 언론 시사경남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을 통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를 앞세워 2021년 지방선거 재보선, 국민의힘 전당대회,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올해 총선 등 각종 선거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국정감사에서 미래한국연구소 등 의뢰로 실시 및 공표된 여론조사 150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물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의원, 홍준표 시장, 오세훈 시장, 박완수 지사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는 게 명씨측 주장이기도 하다.

거론된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페이스북에 "명(명태균씨)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 오히려 명의 주장에 의하면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당 대표 경선에서 피해를 입은 후보일 뿐"이라고 유감을 드러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명씨에 대해 "미친놈" 등 거친 표현으로 비난했다. 그는 "김영선(전 의원)이 데려와 소개해서 만났고 그 다음에 지가 찾아오면 내가 만나만 준 것"이라며 "대선 이후에도 한두달에 한 번 서울에 오면 10분~15분 정도 있다가 갔다. 그냥 와서 지 멋대로 지껄이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윤석열 대선 여론조사 조작, 김건희 공천개입 등 국정농단"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리스트'를 비롯한 국정감사 증언에 대해 "명태균씨와 강씨가 서로 나눴다고 하는 얘기를 강씨의 입으로 얘기하는 것인데 신빙성에 많은 의문을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