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위기 파고 넘는다"…재계, 내년 경영전략 머리 맞댄다

삼성·SK·LG, 올해 성과 점검·내년 사업계획 수립 나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위기감↑…후속조치에 주목

2024-10-22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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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재계의 경영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요 기업들은 경영 전략을 재점검하고 미래 성장동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조직 효율화를 모색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사업부문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각 부문장 주재 하에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모여 업황을 비롯한 경영 현안을 살피고 향후 사업 계획과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목표, 영업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최근 3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도출될 청사진에 업계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일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내며 경영 쇄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향 메모리 기술에서 SK하이닉스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도 대만 TSMC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강도 높은 후속조치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K그룹은 이달 말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3대 핵심 연례행사로 불린다. CEO세미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SK그룹의 최고경영진들이 참여, 리밸런싱 방향성과 내년 경영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를 화두로 던지고 그해 연말 인사에서 7년만에 부회장단을 전면교체하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CEO 세미나 이후 12월에 인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올해 리밸런싱뿐 아니라 본격적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한 만큼 최 회장이 CEO세미나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그간 AI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해왔다. 지난 8월 이천포럼을 통해서도△HBM 등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구상을 밝힌 바 있다.  LG그룹은 내년 사업계획 및 전략 수립을 위한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에 돌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전자 등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순차적으로 각 계열사 올해 사업 성과를 보고받고 대응전략을 집중 점검 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LG그룹은 상반기에는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이듬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특히 구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사업을 중점으로 그룹 미래 설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약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미래전략을 집중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