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도 국적이 있다…K-AI, 소버린 AI 전략 드라이브
그룹 대화 가능한 카카오 ‘카나나’…플랫폼·통신 등 역량 활용 차별화 AI G3 도약 목표 韓…국가인공지능위원회 중심 AI 골든타임 사수
2024-10-22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통신·게임 등 국내 기업들은 소버린 AI 전략을 빼들었다. 각자 보유한 핵심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공개하며 AI 경쟁에 참전했다. 카나나는 대화 맥락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하고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다.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한다. 카나나에서 눈 여겨볼 점은 그룹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AI 서비스는 일대일 대화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카나나는 그룹대화에서도 그 맥락을 이해하고 후속 행동을 이어간다. 카나나는 개인메이트 ‘나나’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로 구현되며 카카오톡과는 별개의 앱으로 출시한다.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을 출시한다. 카카오는 다른 기업에 비해 AI 서비스가 늦은 만큼 카카오톡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와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은 관계의 연결이며 생성형 AI시대에도 카카오는 다양한 관계와 대화 속에서 개인의 맥락과 감정까지 고려하는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AI 기업들도 자사만의 역량을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 언어·문화가 기반인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하이퍼클로바X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생성형 AI다. 현재는 이미지·음성 처리 기술까지 탑재하며 고도화 중이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AI 협력 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빅테크들의 생성형 AI가 20달러 정도로 구독 모델을 출시하며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에이닷은 당분간은 유료화 계획이 없다. 아직까진 국내 AI 시장의 저변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이닷은 국내 생성형 AI앱 점유율에서 챗GPT에 이은 2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이며, 최근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AI 엔진을 탑재했다. 에이닷 해외 버전 PAA(Personal AI Assistant) 서비스도 베타버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LG그룹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통해 전 계열사의 AI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의 통신·플랫폼 특화 소형 언어모델(sLLM)인 '익시젠' 활용하고 있으며 연내 약 8개 AI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AI 개발 경쟁은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전되는 추세다. 중국·일본·프랑스·영국 등 세계 주요국가들은 우선 정부 차원에서 수조원을 지원해 자국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지원으로 탄생한 것이 미스트랄이다. 오픈 AI의 챗GPT·구글의 제미나이 등 미국 빅테크들의 생성형 AI와도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데이터의 중요도가 높아지며 소버린 AI 전략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재 미국산 빅테크가 생성형 AI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향후 데이터 종속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 기밀이나 민감한 개인 정보가 특정 기업의 서버에 저장되고 있으며 해당 정보에 대한 통제권도 특정 기업이 보유 중이다. 이는 추후 국가나 개인에게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도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장을 휘어잡을 절대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어 지금 AI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며 “우리나라는 소버린 AI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앙 정부라는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AI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범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할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국가 인공지능 정책 전반을 심의 및 조정한다. 정부는 국가AI위원회를 통해 AI분야서 톱3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산업계와 함께 경쟁력 있는 AI·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이에 AI 기본법 제정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AI 기본법 제정되면 AI 사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