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난 심화···분양 단지 주차공간 관심↑

누적 자동차 등록대수 2613만대 돌파 주차대수 기준 28년전 세대당 1대 그쳐

2024-10-23     권한일 기자
주차공간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아파트에서 주차공간이 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대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주차공간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차문제로 인한 차량 파손 및 입주민 간의 폭행, 고성방가, 민사소송 등 분쟁 이슈가 계속 발생하면서 주차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설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등록대수는 총 2613만4000대로 전년 말 대비 0.7% 증가했다. 인구 1.96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셈이다. 하지만 주차공간은 여전히 1990년대~2000년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법으로 정한 세대당 주차대수 기준이 아직도 1990년대에 멈춰 있다.  현행 법상 최소 주차대수는 28년 전인 1996년에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법으로 정해진 세대당 1대(세대당 전용면적이 60㎡ 이하인 경우에는 0.7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자동차 누적등록대수가 955만여 대 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2.7배 늘었지만, 주차대수 기준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이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국내 입주단지 1만8683개의 가구당 주차공간은 1.05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2020년 이후 승인을 받은 공동주택 단지는 가구당 주차대수가 1.22대로 조금 나은 편"이라며 "이 역시 최근 가구당 2차량 시대가 본격화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여서 기준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아파트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들은 입주민의 불편함을 줄이고자 100% 지하주차장 설계나 세대당 주차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아파트를 짓고, 이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승종합건설이 이달 중 경기 광명시 구름산지구에서 첫 민간분양 아파트로 선보이는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에 100% 지하주차장 설계와 가구당 1.50대의 주차공간 설계를 적용한다. 이는 단지가 조성되는 광명시에 최근 공급된 신규 단지들과 비교해 가장 많은 주차 대수라는 게 분양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분양하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에도 가구당 1.82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이는 강남권에서는 보기 드문 넉넉한 주차공간이다.  현대건설이 경기 평택시 합정동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평택역센트럴시티'에도 가구당 약 1.5대의 주차공간을 적용한다. 이밖에도 충남 아산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3차(가구당 1.30대)와 강원 강릉시 강릉 아테라(가구당 약 1.6대) 등도 주차공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