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입주 지연 우려에 계약자들 불안
세입자 대출한도 축소·집주인 거래 어려움 예상
2025-10-23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공사비 증액 관련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27일 입주 예정이던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는 중단됐다. 단지 내 도로와 공공건축물 및 조경 등 기반시설을 담당한 시공사 3곳이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지만, 조합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시공사 3곳은 조합이 자체적으로 계약한 곳으로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과는 무관하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지난 2006년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09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뒤 2019년 12월 첫 삽을 떴다. 지난 2022년 4월 시공단 및 조합과의 공사비 갈등에 한 차례 작업이 중단됐지만 10월 공사를 재개했다. 같은해 12월 청약 접수를 진행했고 오는 11월 27일 입주가 예정된 상태였다. 공사현장에 ‘추가공사비 확정까지 도로와 문주 등 전체공사 중단에 들어간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동남공영 측은 130억원 규모 공사비를 추가 청구한 상태다. 동남공영 측은 설계변경을 마쳐 추가공사를 진행하던 중이었고 이달 중 공사를 마무리해 오는 11월 27일 입주 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조합에서 추가 공사비를 확정하지 않았고 130억원을 요구했는데 대의원회에서 102억원으로 깎았으며 이마저도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는 게 주요 골자다. 강동구청은 현 상태에서 절차상으로는 준공승인과 임시사용승인이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업장이 소음저감시설 등 환경영향평가를 이행하지 않았고 준공소음 측정이 불가능해 승인조건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환경영향평가 통과 당시 강동대로와 맞닿은 3단지 방음벽을 기존 18m에서 8m로 낮추는 대신 저소음 포장하도록 했다. 공정상 도로포장은 주로 입주 직전에 진행된다. 승인권을 가진 강동구청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서 공사를 중단하고자 인력을 줄이는 등 추가적인 조치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해 빠르게 중재안을 마련한 뒤 입주민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저소음 포장 외에도 도로나 기반시설 전체가 제대로 갖춰지는 등 조건(준공)이 맞춰져야 승인이 나는 것으로 하나만 해결된다고 바로 승인을 낸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입주일이 틀어지자 1만2032세대(일반분양 4786세대)에 달하는 집주인과 세입자들도 난감해졌다. 임시사용승인이 떨어지면 입주라도 가능하지만,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강동구청이 준공승인을 하지 않으면 집주인이 등기마저 할 수 없다. 세입자는 대출한도가 줄고 집주인은 부동산 거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예정자들 사이에는 마감이나 설계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이 정도면 만족한다’라는 평가도 있던 반면 “내부 인테리어나 상·하부장 및 서랍장 품질이 기대 이하”라고 반응도 나왔다. 입주예정자 A씨는 “알파룸은 공간이 애매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페인트 자국도 여기저기 묻어 있는 등 마감이 제대로 됐는지 의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