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더 밀리면 끝…이커머스, 차별성 확보가 관건
유통社 절반 이상 “티메프 사태, 온라인시장 시장 가속화” 배송 및 멤버십 서비스 강화, 셀러 정책 확대 등 전략 다양
2025-10-23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빠르게 재편하는 온라인 시장 속 이커머스 업체들이 저마다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유통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의 영향력이 더욱 견고해진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모인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 60.6%가 티메프 사태를 놓고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업체(69.2%)는 이번 사태가 온라인시장의 양극화를 심화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업체(56.0%)는 국내 온라인시장의 재편을 가속화할 거라고 내다봤다. 향후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는 쿠팡, 네이버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71.8%)이 가장 많이 꼽혔고,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11.0%)과 국내 오픈마켓(7.8%)이 뒤를 이었다. 특히, 쿠팡의 헤게모니가 거세지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210만7000여명으로 전달 대비 0.9% 증가했다. 일각에서 쿠팡이 지난 8월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리면서 회원들이 이탈하는 이른바 탈팡족이 늘어날 거라는 목소리가 무색해진 셈이다. 쿠팡은 멤버십 회원이 아니더라도 쇼핑을 즐길 수 있고 티메프가 지난 7월말부터 사실상 판매를 중단한 뒤 방대한 물류망을 이용한 ‘로켓배송’이 각광받으면서 모객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을 뺀 나머지 2∼5위 이커머스의 MAU는 전달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9월 이용자 수는 874만여명(3.5%↓), 11번가는 738만여명(1.1%↓)이다. 테무와 G마켓도 각각 657만여명(4.8%↓), 529만여명(1.5%↓)을 기록했다. 업체들은 도태하지 않기 위해 배송 서비스 강화, 초저가 마케팅 진행, 셀러 정책 개선, 멤버십 확대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롯데온은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내일온(ON)다’ 서비스 상품을 23만개로 확대하는 한편, 당일 배송되는 ‘오늘온(ON)다’ 서비스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 컬리는 컬리나우 서비스를 위해 지난 6월 서울 서대문구 DMC점을 설치한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도곡점을 열며 퀵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2일에는 ‘컬리상품권’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진출시켰다. G마켓은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업을 통해 지난달부터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스타배송’을 선보이고 있다. 11번가는 이달초부터 뷰티 카테고리 구매객을 위한 ‘뷰티클럽’과 학생 고객 전용 ‘캠퍼스클럽’을 운영한 데 이어 ‘클럽형 멤버십’을 도입하는 등 타깃 맞춤형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셀러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히든스타 프로모션’도 론칭했다. 연중 최대 쇼핑 행사가 이어지는 4분기 유통업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업체간 초저가 마케팅도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공격적 행보에는 비용 증가에 따른 손실 및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업체들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온라인 시장에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인지 가리는 신뢰성이라는 본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내실을 견고히 다지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한 투자 지출은 기업에게 더 큰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