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지나도 이어지는 저당…로우스펙은 메가트렌드
혈당 관리 관심 높아지면서 설탕∙칼로리∙카페인 줄여 국내 설탕 수입량도 전년대비↓, 대체 감미료는↑
2025-10-23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설탕, 카페인, 칼로리를 줄인 로우스펙 푸드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23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 당뇨병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세대 당뇨병 환자 수는 2019년 15만2,292명에서 2023년 17만7952명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Z 세대를 중심으로 제로·저당 식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들을 겨냥해 제로 칼로리 음료 수준을 넘어서 일반식과 거의 비슷한 맛을 내지만 당류, 칼로리 등을 줄인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과거 웰빙 열풍 때는 샐러드, 닭가슴살처럼 건강에 초점을 맞춘 음식이 인기였다. 반면 맛있고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는 헬시플레저가 인기를 얻은 지금은 대체당을 활용해 일반식을 즐기는 듯하지만 실제로 당은 적게 섭취하는 제품들이 선호된다. 실제로 국내 설탕 사용량도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탕수수당(설탕 원료) 수입량은 157만9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9%나 감소한 수입량이다.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대체당 감미료 에리트리톨은 지난해 5291t이 수입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8% 증가한 수입량이다. 수크랄로스도 수입량이 27.8% 증가한 308t이 수입됐다. 가장 익숙한 제로 식품은 음료와 아이스크림이다. 코카콜라사는 코카콜라 제로를 비롯해 제로 레몬, 제로 체리, 카페인까지 뺀 제로제로를 내놨다. 아울러 스프라이트 제로, 환타 제로(오렌지향, 파인애플향, 포도향), 암바사 제로 등도 선보였다. 롯데칠성도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콜라 제로, 밀키스 제로, 게토레이 제로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제로 슈거 소주인 새로를 통해 소주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아이스크림은 롯데웰푸드가 국내 빙과업계 최초로 0칼로리 스크류바와 죠스바, 수박바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 여름 성수기 동안 빙그레가 더위사냥과 생귤탱귤을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으로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대체당을 활용한 제품이 확산하자 각종 요리에 사용하는 소스들까지 저당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팔도는 신규 소스 브랜드 디오니소스를 론칭하고 저당·저칼로리 소스 2종과 식물성 마요네즈 소스 2종을 선보였다. 저당 소스는 모두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저당·저칼로리 표시 기준을 충족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포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75억달러(약 10조329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 당 시장 규모는 2029년 128억6000만달러(약 17조710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감미료 업계도 확장중이다. 삼양사와 대상은 알룰로스를 필두로 사업을 확장 중이고 CJ제일제당은 스테비아에 주력한다. 삼양사는 지난달 알룰로스 공장을 울산에 준공해 연간 1만3000t의 아룰로스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추게 됐다. 대상 청정원은 올해 알룰로스 신제품 요리용과 시럽용을 출시하고, B2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탄산음료가 유행할 때만해도 ‘튀긴 치킨을 먹으면서 콜라만 제로를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있다면 제로 식품을 먹는 것이 익숙해졌다”며 “앞으로 감미료 수요는 일반 가정에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