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재용 회장 취임 2년…삼성, 위기 돌파 총력
오는 27일 회장 취임 2주년 조직쇄신‧비전 구체화 방점
2024-10-23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삼성전자 위기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한 이 회장의 위기돌파 행보에 재계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27일 회장 취임 2주년 등 굵직한 기념일을 맞아 내부 결속을 다지고 위기극복 방안 마련에 고삐를 죌 전망이다. 별도의 공식 행사보다는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만찬으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경영을 맡아온 만큼 2주년보다는 조직 쇄신과 비전 구체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이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6세대(6G) 통신·전장·로봇·바이오·시스템반도체 등이 대표 분야다. 그는 지난 1월 올해 첫 행보로 6G 통신기술을 연구하는 삼성리서치를 방문, 미래 먹거리를 살뜰히 챙겼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NTT 도코모'와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기술 업무협약을 맺고, 6G와 AI를 융합한 기술 연구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이오 사업은 수주 낭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약 1조730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지난해 수주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이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이 회장은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hungry)하고 있다"며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분사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그는 앞서 2019년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가동을 천명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서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미래기술, 사업협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한편 삼성 컨트롤타워 재건이 연일 화두다. 삼성이 아우르고 있는 방대한 사업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비효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스마트폰·가전 등 곳곳마다 경쟁자가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총수로서 챙겨야 할 부분이 너무 광범위하다"며 "이런 상황이니 총수를 서포트할 수 있는 그룹 개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세간에서 확산하는 삼성전자의 위기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