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자보상비율 '역대 최저'…이자 부담에 수익성 악화
기업 10곳 중 4곳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
2025-10-23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이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와 더불어 고금리 기조로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023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3만5597개)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191.1%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한은이 200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저치다. 직전 해인 2022년(348.6%)과 비교해선 157.5%포인트(p)나 급감했다. 다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수 비중은 42.3%로 2022년 수준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의 기업 비중은 2022년 34.2%에서 지난해 30.5%로 줄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보상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대기업이나 주요 업종에서의 수익성 지표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나 소규모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취약기업 비중 자체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자보상비율의 보조지표인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역시 2022년 3.8%에서 지난해 1.8%로 크게 하락했다.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을 영업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비용이 0인 경우 이자보상비율은 정의되지 않으나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산출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0% 미만(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큼) 기업 수 비중은 47.8%로, 2022년 47.4%보다 소폭 상승했다. 강 팀장은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의 경우 이자보상비율은 산출할 수 없는데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산출할 수 있다"며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은 대부분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많아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기준 취약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