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창업, 인식과 제도 개선 이뤄져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가 장애인의 근로 및 창업 활동을 지원하지만,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 제도'의 내년도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1991년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직원이 50명 이상인 기업과 공공기관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올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공공기관 3.8%, 민간기업 3.1%로 설정됐다.

그러나 현장에는 업무 부적합 등의 이유로 이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 고용률 미달로 부담금을 내는 지방자치단체가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122개가 장애인 고용률 미달로 부담금을 내고 있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심각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기업들은 장애인에 적합한 생산·편의·부대시설을 갖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장애인 고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만큼, 경제활동을 원하는 장애인들은 창업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련 제도 역시 마련됐다. 근로자 없이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중증 장애인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 제도가 대표적이다.

중증장애를 가진 1인 사업자에게 업무보조 인력을 제공하는 이 제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됐다. 다만 관련 예산은 확보되지 않아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기관 자체 예산 2억원을 편성해 업무지원에 나섰다. 내년도 예산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부족으로 인해 제도의 혜택을 누리는 장애인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산한 전체 1인 중증장애인기업 약 1만3000개사 중 업무지원을 받은 1인 사업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0.3% 수준인 41개사에 불과했다.

김동아 의원은 “업무지원 예산을 즉시 반영하고, 업무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안내와 자립지원 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