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 9년째 사법리스크 속 골든타임 사수 총력

리더십 부재 속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분야 경쟁력 저하 불확실성 해소된 이재용, 경영쇄신 통해 비상경영 속도

2024-10-23     김성지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관련해 9년째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리스크·실적악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한 삼성은 ‘뉴삼성’ 기반 쇄신론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은 조 단위 적자가 지속, 시스템LSI 사업은 글로벌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과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반면 기존 강세를 보이던 스마트폰 부분에서는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올 1분기 중국 화웨이에게 폴더블폰 점유율 1위를 내줬다. 여기에 추후 스마트폰 수익성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자사 개발 AP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제품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전제품 부분도 위기다. 삼성전자 TV 담당 VD 사업부와 생활가전 담당 DA 사업부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반면 경쟁사 LG전자의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주요 가전제품도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마저 상대적으로 부족한 성능으로 인해 보안성을 내세워야 한다. 이러한 삼성전자 부진은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0년 9월 기소된 이후 96차례 법정에 출두했다. 각 공판기일마다 읽어야 서류는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경영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의사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도 없어 의사결정이 지체돼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19개 협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검찰의 항소로 2심이 재판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쇄신과 미래경쟁력 확보에 속도 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AI로 인해 급변하는 시대에 삼성은 그동안 계속 이어진 사법리스크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1심 무죄 판결로 인해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감소한 만큼 이 회장을 필두로 삼성은 골든타임 사수에 총력이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