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구제숍... 불황 '무풍지대'

남녀노소 불문 폭넓은 연령대 충족…경기흐름 동요 없이 매출 증가세

2015-04-2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토요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내부에 자리한 B수입 중고 의류 매장. 이곳은 비슷한 시간 비교적 한산한 몇몇 로드샵 화장품 매장과 보세 의류·신발 매장과는 달리 고객들로 북적였다.평소 구제 옷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한다는 여대생 김모씨(22)는 “한 때는 구제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면서도 “구제의류 특성상 희소성이 충분하고, 저렴한 가격에 독특한 디자인의 옷을 구입할 수 있어 오히려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서울 방배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씨(56)도 “평소 구제숍을 자주 찾고 있다. 괜찮은 옷을 싼 가격에 구입할 땐 횡재한 기분도 든다”며 “오늘은 남편이 입을 트렌치코트와 원피스 등 다섯 벌을 단돈 2만5000원에 구입했다”며 미소를 지었다.최씨는 또 “요즘 같은 물가에 이 돈이면 백화점은 고사하고 보세 매장에서 조차 티셔츠 한장 사기 힘들지 않겠느냐”며 반문했다.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구제 의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구제숍은 중·고교 학생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연령대를 충족, 인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이곳 B매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3000~1만5000원 선에 다양한 옷과 잡화를 판매하고 있지만, 종종 한정 세일을 통해 모든 품목을 5000원에 내놓는다. 이처럼 특별 할인 날에는 평소보다 고객이 두배 이상 증가한다고 직원은 귀뜸했다.직원 A씨는 “오랜 경기 침체로 소비가 얼었지만, 구제 매장은 큰 변동 없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일단 부담 없는 가격에 선보이는 만큼 학생들의 발길도 잦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전량 수입된 중고 의류라 발품을 잘 팔면 좋은 원단의 명품 브랜드의 옷도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며 “다만, 교환·환불이 어렵고 중고 의류 특성상 얼룩이나 이염이 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구매 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날 방문한 매장에는 버버리, 막스마라, 크리스찬디올, 트루트루사르디 등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빛바랜 명품 의류들이 눈에 띄었다.구제 의류 제품은 90% 이상이 미국·일본 등지에서 수입되며, 현지에서 종류·상태별로 선별해 들여오기도 하고 국내에 들여온 후 골라내는 작업을 통해 전국의 구제시장으로 팔려나간다.한편, 오프라인을 통해 주로 한정돼 있던 구제 의류 매장은 최근 전문 온라인쇼핑몰로 확대되는 추세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구제 매장이 온라인으로 채널을 확대할 경우 경쟁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제의 경쟁력으로 여기던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 지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