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생금융'과 '가계대출 억제'
2024-10-24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금융권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역대급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총 4조7874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3분기(4조4423억원)보다 7.8% 증가한 액수다. 다만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 2022년 3분기(4조8876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호실적을 두고 일각에서는 은행이 거둔 이자이익 덕분이라고 본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금융지주들은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힘을 쏟아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술했듯 은행들이 이자이익을 보게 된 것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까지만해도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압박에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리를 낮추거나 중소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은행권은 상생금융안 마련 압박에 금리인하 등 상생금융 지원 방안과 규모를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당시에도 정부의 저금리 정책금융이 대출수요를 자극해 가계부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상생금융이 가계대출에 영향 미칠 수 없다”며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이슈와 연결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상생금융을 통해 은행이 4~5000억원 수준의 지원을 실행했는데, 상생금융이 가계대출을 늘렸다는 것은 전제와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힘들다”며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대부분 변동금리로 대출이 이뤄진 가계‧기업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한다면 방법론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상생금융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저리에 대출을 내주고 건전성까지 관리하면서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것을 두고 ‘딜레마’라는 지적이 여전히 뒤따른다. 상생금융과 가계대출 억제가 양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