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직구·역직구 격차 좁히기 본격 시동

올해 직구·역직구간 금액차 10% 이상 벌어져 한류 열풍 탑승해 대만·일본·홍콩 등 해외 공략

2024-10-24     민경식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 역량을 강화하며 직구(직접구매)와의 격차 줄이기에 나섰다. 직구 시장은 여전히 규모가 크지만,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경기 부진과 점유율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역직구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직구 건수는 1억2010만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7943만여건)에 비해 절반 넘게(51.2%) 늘었다. 금액으로는 33억4200만달러(약 4조3784억원)에서 39억1700만달러(약 5조1317억원)로 17.2% 커졌다. 이 가운데, 중국발 직구액은 21억3100만달러(약 2조7937억원)로 전년 동기(14억700만달러) 대비 51.5% 뛰었다. 전체 해외직구의 중국 비중 역시 지난해 42.1%에서 올해는 54.4%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한국 유통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결과다. 동기간 역직구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관련 건수는 2930만여건에서 3658만여건으로 24.8% 증가했다. 액수는 14억3100만달러(약 1조8760억원)에서 17억6700만달러(약 2조3171억원)로 23.5% 신장했다. 전년 대비 국가별 역직구 성장률은 미국(70.3%)이 가장 높았다. 일본도 19.9% 늘었다. 올해 직구와 역직구간 금액 차가 21억5000달러로 지난해 보다 10% 넘게 벌어졌다. 이 중 중국발 직구액은 역직구액보다 8배 가량 많다. C-커머스를 중심으로 직구 시장 상승세가 거세지만, 한류 흐름을 타고 K-뷰티, K-패션 등 K-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 제품을 찾는 역직구 시장도 점차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불황이 겹친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역직구 진출이 더욱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G마켓은 역직구 플랫폼을 ‘글로벌샵’을 운영하고 있다. 수출을 원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영문, 중문 무료 번역부터 풀필먼트 운영, CS지원 등 통합 운영서비스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5월 기준 국가별 매출 비중은 홍콩이 51%를 차지했다. 최근 160종 한국 상품을 담아 ‘챌린G마켓’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쇼피 등 해외 유명 이커머스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쿠팡은 2022년부터 대만 시장을 겨냥해 성공모델인 로켓배송을 이식하고 역직구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물류망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번째 통합물류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3호 설립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쿠팡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중소상공인 비중은 약 67%로, 1만2000여곳을 돌파했다. 지난달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하며 인프라 및 비용 문제로 수출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에이블리는 자사 글로벌 서비스인 일본판 쇼핑 플랫폼 ‘아무드’를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개인화 추천 기술’, ‘상품 찜’, ‘상품 뷰’ 등 일본 현지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 연계를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절차를 담당하는 ‘원스톱’ 글로벌 서비스를 구축했다.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도 직구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역직구 사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부터 한국 판매자가 해외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도록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출범 초기에는 판매 상품을 화장품과 패션에 주력하고 이후 식품과 케이팝으로 상품군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베이는 GS25와 손잡고 편의점 택배 접수 서비스 ‘eGS GS25’를 최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판매 제품을 편의점 GS25 택배를 통해 인천 물류센터에 보내면 상품 검수·통관·현지·배송 등 모든 과정을 처리해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C-커머스 유입 등 한국 온라인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역직구 시장이 대안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소 판매자가 여건상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기 어려운 점을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반영해 마케팅, 물류 등을 지원하고 선순환 구조를 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