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투자심리 위축…VC 위기론도 ‘솔솔’
올 8월 기준 신규투자 약정금액 2022년 절반에도 못 미쳐…초·중기벤처기업 고통 심각 최근 5년간 자본잠식 VC 27곳…신규등록 VC, 2022년 42개서 올 8월 기준 7개로 급감
2025-10-24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고금리 장기화로 얼어붙은 벤처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신규 결성된 투자조합은 8월 기준 188개로 전년 동기 162개 대비 증가했으나 벤처투자 침체가 본격화되기 전이었던 2021년과 2022년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 올해가 4개월 남짓 남은 것을 감안하면 신규 결성 투자조합이 404개였던 2021년과 380개였던 2022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신규 결성된 투자 총약정금액은 8월 기준 3조8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3억1732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2021년과 2022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1년 신규 결성된 총약정금액은 9조5490억원, 2022년은 11조761억원이다. 올해 신규로 투자를 받은 기업은 8월 기준 1649개사, 총 투자금액은 2조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1576개사, 3억2556억원 대비 증가했으나 이 역시도 2021년과 2022년 규모를 크게 밑돌았다. 2021년 신규로 투자를 받은 기업은 2438개사, 총투자금액은 7억6802억원이었으며, 2022년에는 2474개사, 6억7640억원이다. 특히, 창업 후 3년 이내 초기기업과 3년 초과 7년 이하인 중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었다. 8월 기준 올해 신규로 투자를 받은 초기 벤처기업은 8023개사, 중기기업은 1만4474개사로 2022년 초기 2만50개사, 중기 2만7305개사에서 크게 줄었다. 벤처투자시장이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VC)의 증가도 눈에 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벤처캐피털(VC) 27곳이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으로 중기부로부터 경영개선을 요구받은 VC는 2020년 3곳, 2021년 4곳, 2022년 6곳, 2023년 8곳, 올해 7월까지 6곳이다. 같은 기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스타트업 등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를 하지 않아 제재를 받은 ‘개점휴업’ VC는 12곳이다. 자진반납, 행정취소 등으로 등록이 말소된 곳도 29곳에 달한다. 반면, 새로 등록되는 VC는 2022년 42곳에서 지난해 19곳으로, 올해 8월 기준 7곳으로 크게 감소했다. 더딘 벤처투자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중소벤처기업부가 84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조성했으나, 그 낙수효과가 현장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모태펀드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벤처기업 사이에선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주변의 많은 벤처기업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이라며 “벤처투자가 줄면서 펀드를 운용하는 VC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에게 투자를 받는 벤처기업은 다시 한번 자금줄이 끊이고 있다. 벤처투자생태계의 어려움이 악순환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