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뚫은 SK하이닉스…충당금에도 선방한 현대차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현대차 “연초 알린 실적 가이던스 유지 중”

2024-10-24     김명현 기자
SK하이니스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가 올 3분기 경영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글로벌 제품 경쟁력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 7조원 시대를 열면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17조5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6조7628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역대급 실적 전망은 쏟아졌지만 7조원을 넘길 것이란 분석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특히 세계 메모리 1등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의 실적을 추월했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선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을 4조원대 안팎으로 추정한다. 7조원의 벽을 뚫은 무기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시장 경쟁력이다. SK하이닉스는 AI 학습과 추론용으로 쓰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오며 HBM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7%포인트(P) 증가한 40%를 기록했다"며 "업계 선두의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점이 2018년 초호황기 이익을 넘어서는 실적 달성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견조한 흐름을 예상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4세대 'HBM3'에서 5세대 'HBM3E' 8단 제품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라며 "4분기 HBM 매출 비중은 전체 D램 매출의 40%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소폭 줄어들지만 분기 매출 최대치를 기록하며 여전히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현대차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9283억원, 3조58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북미 지역 내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에 따른 충당금(3200억원)을 반영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하면 3분기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3조8699억원)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101만1808대로 전년 동기보다 3.2% 줄었다. 다만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여전한 강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북미 지역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4년 연간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3분기 실적 컨콜을 통해 "연초 공개한 매출액 성장률 4~5%, 영업이익률 약 8~9%의 연간 가이던스는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연초 말씀드린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연비 규제 등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제네시스,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