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이어 특별감찰관까지···與 '투톱' 충돌에 계파갈등 우려

秋 "특감관은 원내 사안"에···韓 "당대표는 당무 통할" 반박 與 계파갈등 본격화 조짐···秋, 국감 후 의원총회 개최 방침

2024-10-24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 '투톱'인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간 관계가 심상치 않다. 앞서 의대 증원 문제에 이견을 보였던 두 사람은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별감찰관 도입에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내 투톱의 공개 충돌이 계파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언급했던 특별감찰관 추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비위 감찰을 담당하는 차관급 공무원으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문재인 정권 내내 특별감찰관 (추천을) 추진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그런 표리부동을 비판해 왔다"며 "우리는 문재인 정권보다 훨씬 나은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저희는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인권재단의 이사추천이 특별감찰관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지금까지의 입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가 어렵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시키겠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와 연계해서 미루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국민께서 (정부·여당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기 싫어서, 대통령 주변 관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치기술을 부리는 것이라고 오해하실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표로서 다시 말한다. 특별감찰관 추천 진행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추 원내대표의 입장을 반격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3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우리는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 않겠다"고 했는데, 추 원내대표는 "처음 들은 사안이다. 해당 절차는 원내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한 대표에 동조하지 않았다.

관련해 한 대표는 이날 "당 대표는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원내 업무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 정상화 등에도 당 대표가 앞장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는 앞서도 현안에 대한 이견을 보인 바 있다. 한 대표는 지난 8월 장기화하는 의정갈등과 관련해 정부에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방안'을 건의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정부의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밝히며 한 대표 입장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당내 '투톱'인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계속해 이견을 보이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본격화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한동훈(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에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좋아요'를 눌러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원조 친윤석열(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친한계와 친윤계의 갈등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 국면이 본격화하면 더욱 두드러질 거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추 원내대표는 국정감사가 종료된 후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한 의원총회를 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