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조선, 친환경 新기술로 中 추격 뿌리친다
생산력 앞세운 中 조선굴기…글로벌 점유율 70% 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친환경선박 질적 수주 무탄소 연료·탄소포집 활용한 친환경 기술 개발
2024-10-27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기술력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고부가가치의 친환경 선박 수주를 통해 중국의 조선굴기 위협을 막아서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조선굴기는 국내 조선업계의 최대 리스크다. 일단 단순 물량 면에서는 중국은 국내 조선사들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선박 수주 누계 4976만CGT(표준선 환산톤수)에서 중국이 3467만CGT(70%), 한국이 872만CGT(점유율 18%)를 차지했다. 올해 수주 선박 수를 비교하면 중국(1222척)은 한국(201척)의 6배가 넘는다. 이러한 생산능력 부문에서 국내 조선업이 중국을 현실적으로 능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선박)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운영 중에 있다”며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발주 확대 △과거 일본이 수주하던 중형선 시장 잠식 △대형선 영업력 확대 등으로 확장해 가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중국은 자국의 1·2위 조선사의 초대형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1위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2위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이 합병되면 자산규모는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약 17조원)의 4배 수준이다. 이 중국의 초대형 합병 조선사는 수주 잔량 기준 세계 조선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전략으로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은 올 초 양적인 수주량 확대보다는 수익성 우위의 질적 수주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성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이러한 질적 수주 전략은 4분기까지 지속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일 아시아 선사와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 오세아니아 선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 또 다른 아시아 선사와 LNG 벙커링선 1척 등 총 8814억원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 건을 포함, 현재까지 총 165척 185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의 137.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지역 선주와 약 6783억원에 달하는 LNG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총 24척, 54억달러를 수주해 수주 목표액 97억달러의 56%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1척을 5454억원에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총 31척 61억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수주 금액(35억2000만달러)을 훌쩍 넘겼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가 친환경 선박 수주 경쟁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하는 이유를 기술 격차로 보고 있다. 친환경 선박 기술력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보다 3년 정도 앞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개발해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엔진은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해 일반 상선의 발전 및 추진용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설비를 지난달 미국선급(ABS)로부터 인증받았다. 영국선급(LR)과 그린 암모니아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개념 개발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한화오션도 글로벌 해양 탈탄소화 센터와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 △선박 내 탄소 포집 및 저장(OCCS) 기술 △에너지 효율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협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