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철강, 친환경 철강 新기술로 '이중고' 버티기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등 신사업 20조원 프로젝트 현대제철, 친환경 강판, 車 소재 시장 먹거리 확대
2024-10-27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국내 철강업계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양대 철강회사는 '친환경 신기술'로 이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5조8069억원, 영업이익 10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각각 7.58%, 53%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진 요인으로 봉형강 부문 수요 부진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지목된다. 또 당진 전기로의 감산 지속으로 고정비가 증가한 점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8조6000억원, 영업이익 8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4%, 31.9% 줄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철강 부문의 가격 하락과 이차전지 관련 사업 부진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탄소감축 시대에 적합한 '친환경 생산체제'를 구축해 불황을 극복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먼저 포스코그룹의 철강 미래 먹거리인 수소환원제철 사업은 정부의 지원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조원 규모의 이 사업은 총 11개월의 행정절차를 단축해 내년 6월로 착공이 당겨질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존 화석연료를 대신해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로, 수소는 산소와 결합하면서 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무탄소 철강 생산이 가능한 원리다. 포스코는 수소 기술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전기를 활용한 공정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부터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만들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 기존 공정을 전기로로 도입해 탄소 감축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탄소 저감 강판 제품 기술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여 만든 쇳물과 전기로에서 스크랩(고철)으로 생산한 쇳물을 전로에서 혼합해 강판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배출이 약 20% 적은 철강 제품을 제조할 수 있어 수소환원철 등 무탄소 철강으로 가기 전 '브릿지 기술'로 불린다.특히 현대제철은 국제 학회에서 연달아 탄소 저감 제품을 소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소재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유로 카 보디(ECB)' 차체 학회에 참가했고, 지난 6월에는 독일 ‘카 보디 파츠(CBP)’, 지난달에는 미국 ‘국제 자동차 차체 학회(IABC)’에 참가해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기술력을 선보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부터 고성형 외판재, 초고강도강, 내판재, 핫스탬핑 제품 등 다양한 탄소 저감 자동차 강판을 개발해 실증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저감 강판, 초고장력 강판 등 차별화된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글로벌 자동차향 제품 판매를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