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 꽂힌 타이어업계…미래 기반 다진다
타이어 3사, 연구개발비 전년比 30% 늘려…2450억 투입 AI 도입해 성능 향상‧개발기간 단축…모빌리티 전환 대응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미래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총 245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 연구개발비는 한국타이어 1316억원, 금호타이어 722억원, 넥센타이어 415억원에 달한다. 선제적인 기술 투자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으로 판단, 전기차 등 고성능 타이어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3사는 타이어 기술 개발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앞두고 갈수록 고도화되는 기술의 성능 향상과 개발기간 단축 등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한국타이어는 R&D 과정에 AI를 도입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선정됐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현장 방문 요청으로 안덕근 장관이 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를 방문한 배경이다.
한국타이어는 일찌감치 타이어 개발에 AI 도입을 추진했다. 지난 2019년 AI 기반의 '버추얼 컴파운드 디자인(VCD)’ 시스템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는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이어 컴파운드 특성을 예측해 최적의 컴파운드 조합법을 만드는 기술이다. 컴파운드는 타이어 제조를 위해 원재료를 혼합해 만든 고무 복합체다. 회사 측은 개발 기간을 최대 50%까지 단축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타이어는 VCD를 비롯해 타이어 전 개발 단계에서 '가상 타이어 개발' 기술을 적용, 실물 제품 개발 방식보다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고 있다. 아울러 타이어 패턴 디자인을 스스로 학습해 생성하는 '패턴 생성 AI 모델'과 타이어 주행 테스트에 AI를 활용한 자율주행도 도입했다.
금호타이어도 최근 '타이어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현실 속 제품 개발 과정을 디지털 공간에서 그대로 구현해 성능과 개발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향후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트윈 기술을 클라우드 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해 타이어 설계자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김기운 금호타이어 가상제품개발(VPD) 센터장(전무)은 "금호타이어는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를 목표로 모빌리티의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며 "미래지향적인 선진 개발 환경을 바탕으로 기술 집약적인 제품 개발에 힘쓰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역시 최근 AI 기반의 타이어 검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한국타이어는 지속가능 원료 사용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SK케미칼과 효성첨단소재와 협력해 화학적 재활용 PET 섬유 타이어코드를 비롯, 지속가능 원료 45% 포함된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개발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속가능 원료 100% 사용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