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대출 규제에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뚝'
9억원 이상 아파트 정책대출 불가 규제 후 두 달간 '중저가' 거래, 10%p↑
2024-10-27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정부가 가계 대출 폭증과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이후 체결된 서울 아파트 중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9억원 이하 주택은 신생아 특례·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저리의 정부 정책 대출이 지원되는 반면, 9억~15억원대 아파트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은행 대출 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10월 매매돼 이달 25일까지 거래 신고를 마친 서울 아파트는 총 4138건이다. 이 중 9억원 이하 거래 건수는 2184건으로 전체의 52.8%를 기록했다. 직전 2개월(7∼8월)간 팔린 1만5341건 중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4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함께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이자를 올리고,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면서 매매거래량이 급감했다. 지난 7월 9024건(계약일 기준)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8월 6329건으로 줄었다. 9월 신고분은 2890건에 그쳤다. 특히 9억∼15억원 이하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이 금액대 거래 비중은 지난 7∼8월 33.7%에서 9∼10월 들어 27.6%로 6%p 이상 줄었다. 이 기간 15억∼30억원대 거래 비중도 19.2%에서 15.1%로 4%p가량 줄었다.반면 3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 7∼8월 4.0%에서 9∼10월 4.5%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 금액대 매물의 주거래층은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전문직·자산가들이 많은 데다, 애초에 초고가 주택은 대출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