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에 가렸지만... 국정감사 곳곳 '김건희 여사' 흔적

野 "김 여사 일가, 양평 땅 칠면조·흑염소 왜 키웠나" KTV 국악공연 '황제 관람', 대통령機 단독 사용 의혹도

2024-10-27     조석근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상당 부분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강혜경씨 외 대부분 증인이 불출석하면서 김빠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국정감사 곳곳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야당들에 의해 집중 규명되면서 김 여사의 '황제 관람', 대통령 전용기 단독 사용 등 의혹이 새로 부상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제기된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김 여사 일가가 토지보상을 노리고 흑염소, 칠면조 등을 키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1 노선의 종점이 김 여사 일가의 땅이라고 지적하며 "대안1 노선 종점 램프 부근이 정확히 대통령 처가 소유의 산비탈 땅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일가는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사업계획변경을 앞두고 해당 토지에서 갑작스레 흑염소와 칠면조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부동산 투기 전문가인 이들이 보상금을 더 챙기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제기됐다. 원래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경기 하남시 강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구간으로 추진했다. 본격적인 토목공사에 앞서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쳤지만 돌연 고속도로 종점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했다. 김건희 여사의 형제자매, 모친 최은순씨 등이 소유한 강상면 일대 2만2663㎡ 부지가 변경된 고속도로 종점과 불과 500m라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지난 24일 국토교통부 종합국감에선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전용기 단독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6일 제주도 서귀포 '은갈치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의 동승 없이 김 여사 홀로 전용기를 이용하면서 항공 운항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경호실이 중앙반공통제소(MCRC)에 전용기 운항과 관련 '항공기 분리기준'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인데, 이 분리기준이 적용되면 동시간대 다른 항공기들이 대통령 전용기를 우회해 비행하도록 관제가 이뤄져야 한다. 한준호 의원은 "같은 시간대, 같은 날 대통령은 서울에서 일정이 있었다"며 "(대통령 전용기에는) 김 여사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은갈치 축제가 있던) 6일에서 일주일 뒤 같은 요일, 같은 시간인 10월 13일 제주공항 모든 항공기의 출발, 도착 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당일 70.4% 비행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황제 관람' 논란은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한국정책방송원(KTV)가 지난해 10월 31일 청와대 관저 뜰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공연을 개최했는데 여기에 김 여사와 수행원 등 대통령실 극소수만 관람했다는 것이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초청된 문화계 인사, 초청 방식을 묻는 질의에 KTV측은 "섭외 명단 작성은 대통령실과 KTV 전임 원장, 전임 기획관이 협의했다"며 "섭외는 대통령실과 수의계약업체 중 한 곳의 총괄감독이 나눠서 전화로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당초 KTV측은 이날 국악공연이 무관중으로 참석자 없이 진행됐다는 입장이었지만 "김 여사가 행사 중간에 격려 차 들른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KTV는 공연장에 설치된 테이블, 꽃 장식 등도 스태프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는 대통령실이 공연자 섭외까지 관여했다는 게 이번 국정감사의 야당측 주장이다. 당시 최재혁 KTV방속기획관(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등 관련 증인들은 국정감사에 불출석으로 동행명령이 의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