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러닝 열풍…스포츠 특화 늘리는 백화점

본격 러닝 시즌 9월 백화점 3사 러닝화 매출 급증 백화점 업계 실적 답보에도 스포츠 카테고리 호조

2024-10-28     이선민 기자
신세계백화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러닝이 MZ세대에 가성비 운동으로 각광받으면서 백화점이 스포츠 특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28일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본격적인 러닝 시즌인 지난 9월 러닝화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35.5%, 75.8% 씩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내외로 증가하면서 스포츠 매장이 백화점 매출 효자가 됐다. 이 중 러닝 관련 제품의 매출은 같은 기간 45% 증가했다. 올 상반기 백화점 업계의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59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1%나 줄어든 1520억원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5조2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73억원으로 5.8%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만 상반기 매출이 1조2055억원, 영업이익 1741억원으로 각각 3.3%, 11.2% 씩 매출이 올랐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스포츠와 영패션 카테고리 매출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신장했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백화점업계가 침체되는 시점에 스포츠 제품의 인기가 실제 매출에서 증명되는 셈이다. 이에 백화점들은 날씨가 선선해지자 달리기를 즐기는 러닝족이 더 늘것으로 보고 매장 리뉴얼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유행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3년 전부터 블록코어(유니폼을 일상복으로 입는 패션)이 유행함에 따라 러닝화와 러닝복도 일상복과 혼용해서 입는 경우가 늘어 스포츠웨어이자 패션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러닝코어는 단순히 운동복을 넘어서 러닝화, 스마트워치, 가방 등 액세서리를 통해 기능성과 개성을 살리는 제품들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스포츠&레저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2770㎡(840평) 규모로 스포츠 브랜드를 추가 입점시키고 각 매장의 규모도 넓혔다. 나아가 스니커즈 특화존, 팝업 전용 공간까지 마련했다. 창원점은 영플라자관 4, 5, 6층을 스포츠 전문관으로 개편했다. 이곳에는 규모가 커진 아디다스, 뉴발란스 매장 등 40여개 스포츠 브랜드가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러닝의 계절 가을을 맞아 전국 점포의 스포츠 매장을 새 단장한다. 하남점은 기존 나이키 매장을 나이키 라이즈 매장으로 꾸미고 약 530㎡(약 160평) 면적에 기존에 없던 러닝, 트레이닝 카테고리 상품을 대거 들여왔다. 광주신세계와 신세계 김해점도 기존 매장보다 3~3.5배 몸집을 키운 뉴발란스 초대형 매장인 메가샵을 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에 스니커즈 전문관을 열었다. 전문관에는 온러닝과 아식스, 브룩스, 노다 등 전 세계 러너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내년까지 슈즈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며 운영브랜드를 8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판교점에서 데카트론의 러닝 베스트셀러 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했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글로벌 러닝 아웃도어 브랜드 호카(HOKA)를 국내 아울렛 최초로 입점시켰다. 국내 러닝 인구는 1000만으로 추산되며, 한국섬유산업연합회·패션업계는 국내 운동화 전체 시장이 2019년 3조1300억원에서 2023년 4조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육상연맹은 팬데믹 시기에 러닝 수요가 늘었고, 특히 25~34세 러너들이 열정적이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이들은 동시에 헬스디깅족으로도 불리면서 중장년층의 관심사이던 건강관리를 20대부터 시작해 건강보조식품, 저당·저칼로리·무당 음식, 고단백질 음식, 각종 운동용품과 애슬레저룩을 찾는다. 팬데믹 시기 골프와 테니스에 쏠렸던 인기가 고물가의 장기화에 가성비 있는 러닝으로 옮겨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가성비 있는 운동으로 알려진 러닝이지만 스포츠 웨어는 수입 브랜드 비중이 높아 가격이 높은 제품도 많다”며 “러닝화는 특히 인기 아이템 쏠림이 심하고 골프, 테니스와 같이 순식간에 유행이 꺼질 염려도 있어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