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물論]㊳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계열사 두루거친 '기술통'…LGD 구원투수로 등판 취임 첫해 OLED 중심 체질 개선‧운영 효율화 속도

2024-10-2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철동 사장이 조기 흑자전환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초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체질 개선이다. 이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말끔히 완수해낼지 주목된다.

1961년생인 정 사장은 대구 대륜고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그룹 내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힌다. 지난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기술·현장 중심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후 정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이는 2019년 LG이노텍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22년 역대급 실적을 이끌어 내는 등 그룹 주요 계열사로 육성한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룹 내 손꼽히는 '애플통' 타이틀 역시 LG디스플레이 수장 적임자로 거론됐던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회사 특성상 애플 등 핵심 고객사와의 장기적 신뢰 관계가 생명인 회사다. 중단기적으론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향(向) OLED 공급 확대가 수익 강화에 핵심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그는 앞서 2004년~2016년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담당, 최고생산책임자(CPO)를 역임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몸담았던 이력 역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정철동 사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 만큼 사업 체질과 재무 건전성 강화가 절실한 LG디스플레이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막중한 임무를 받아든 정 사장은 대표이사 선임 첫해부터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OLED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제반 작업을 쏟아내면서다. 대표적으로 그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청산에 속도를 더했다. LG이노텍에서 두드러졌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재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회사가 10여년간 끌어온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취임 1년도 안 돼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6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 자회사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매 대금은 약 2조300억원 규모다.  빠른 손익 개선 흐름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지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4694억원, 2분기 937억원, 3분기 80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 4분기엔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를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보면 4분기 영업이익은 3164억원에 달한다. 아이폰16 판매가 본격화하는 4분기 납품량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OLED 제품 비중을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p) 확대, 전체 매출의 58%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일회성 깜짝 흑자에 그치지 않고 OLED 중심의 고수익 구조를 확립할 수 있을까. 이른바 '철동 매직'이 LG디스플레이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재계의 눈길이 모아지는 국면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는 '기술통'이 '재무통'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신년사에서도 언급한 '사업 본질 집중' 전략은 그가 늘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지론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