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부품 관세 면제 연장안 발의…시행여부 '미자수'
올해 말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일몰 예정 박수영 의원, 2029년까지 연장 법안 발의 업계 "올해 2달 남아…법안 통과 가능성↓
2024-10-28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민간 항공기 수입 부품의 관세 면제 법안의 연장 가능성에 관련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여당 한 의원이 항공기 수입 부품 관세 면제를 오는 2029년까지 5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올해 2개월 가냥 남겨둔 상황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항공기 수입 부품 관세 면제 일몰 기한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법안(관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항공기 수입 부품 관세 면제 기한이 올해 말 종료된다면 내년 20%, 2026년 40%, 2027년 60%, 2028년 80%, 2029년 100% 관세가 붙을 예정이다. 대부분 항공기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은 관세 면제 제도가 폐지될 경우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항공 업계는 관세 면제 조치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간 7824억원의 관세 비용을 기업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5년 169억원, 2026년 347억원 등으로 증가해 면세 혜택이 모두 사라지는 2029년부터는 매년 약 1000억원씩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 수입 부품 관세 면제 일몰 기한이 다가왔지만 정부는 일몰 기간을 늦추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박영수 의원이 최근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일몰 기한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연내 법안 통과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부품 관세 일몰 기한 연장안 발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현재 발의된 법안이 2개월만에 국회에서 최종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터져 나온 항공 수요를 잡기 위해 인력을 급격하게 충원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연말 동계 시즌 수요를 잡기 위해 각 항공사마다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어 수익성도 악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항공사들은 상당량의 부품을 수입해야하는 상황에 관세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국내 항공산업 국제 경쟁력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항공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계의 연간 소요 품목은 약 3만2000개, 거래업체는 약 750개로 주문 건수는 약 10만회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항공업계는 연간 약 1070억원의 관세 감면을 받았으나, 내년 감면제도가 폐지될 경우 업계는 그만큼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하는 실정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주항공산업과 항공기 유지·수리·정비(MRO)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그동안 정부는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국적 항공사가 수입하는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주요 항공부품 공급업체가 속한 미국,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향후 해당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관세법 개정을 통해 면세가 아닌 관세를 10년 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일몰기한)을 최초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항공기 수입 부품 관세 면제 일몰기한이 종료 예정이였으나 FTA 면세 적용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정부는 일몰기한을 3년 더 연장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FTA에 따라 항공기 부품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한데 항공기 부품 산업의 독과점 특성상 한국에게만 별도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주지 않는 등 FTA 면세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현재까지도 관세 면세를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