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企 수출 역량 강화…“글로벌 기업 성장 선제 조건부터 조성해야”
중소기업 수출 진입률 25.2%…퇴장률은 24.7%로 비슷한 수준 보호무역주의·수출 규제 가속화…기업 단계별 맞춤 전략 지원
2024-10-28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저조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근본 대책으로 수출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는 804만2726개로 전년 대비 32만8831개(4.3%) 증가했으며, 종사자수 역시 46만3780명 증가한 1895만629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중소기업 중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은 1.2%, 소상공인의 경우에는 0.8%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총 수출액 역시 10년 이상 1100억달러 근처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수출에 진입했다가 퇴장하는 기업 비율 역시 높은 편이다. 2022년 기준 중소기업의 수출진입률은 25.2%였으며, 퇴장률은 이와 비슷한 24.7%였다. 매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수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사리지는 모습이다. 소상공인 역시 수출기업 진입률은 29.7%, 퇴장률은 29.1%로 비슷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중소기업의 수출이 중국, 미국, 베트남, 일본 등 상위 4개국에 집중돼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수출 중소기업 84%가 연 수출 100만달러 미만으로 수출성장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하고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시장은 동맹국 간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확대로 지경학적 분절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중국, 중립국 블록이 형성되면서 어느 한 편에 선 국가뿐만 아니라 중립국 역시 불확실한 상황에 높여 전반적인 세계 교역이 둔화하는 것이다. 프렌드쇼어링은 동맹국이나 우방국 간에 경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을 말한다. 분절화가 심화되면서 안보 관련 무역제소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의 탄소정책, 미국의 반도체정책 등 다양한 산업정책과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WTO 조사에 따르면 신규 무역현안 이의제기 건수는 지난 2010~2014년 268건에서 2015~2019년 362건, 2020~2024년 491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다. 탄소중립 기조 역시 우리 기업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140여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황이며, 민간 부문에서도 탄소 감축 인증 및 실적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게는 큰 타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 중소기업이 내수기업 대비 매출 17.2배, 영업이익 1.8배, 고용 5.1배의 이익을 창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한 시급한 상황이다. 대책으로는 중소기업 역량에 따른 단계적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내적 역량은 근본적인 대책으로 지목된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자립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뿐 아니라 기술개발, 경영 전략 수립, 인적 자원 개발 등 종합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역시 이에 맞춰 수출 가능성을 기준으로 중소기업들을 그룹화하고 각 그룹에 맞는 정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성을 인정받은 내수기업이 수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고, K-혁신사절단 등을 파견해 수출기업으로 키운다. 수출액 100만달러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출닥터제, 수시 애로해소 등을 지원해 수출 100만달러 기업으로 키운다. 수출 고성장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출바우처 및 수출금융 지원 한도를 2배 확대해 스케일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해 수출 퇴장기업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무역 규제 대응, 현지 법률 및 규제 준수, 국제 경쟁력 강화 등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이 중점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특히, 최근 테크 서비스·기술 등 수출이 급증하고, 수출 외 현지 시장진출 목적의 해외법인 설립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지 법률 및 규제 준수 지원은 중소기업 글로벌화에 중요한 부분이다. 2014년 대비 지난해 전체 수출증가율은 8.2%인 것에 비해, 기술수출은 161% 증가, ICT분야 서비스 수출은 367% 증가했다. 현지시장 진출 목적의 해외투자 신규법인 비중도 2012년 57.8%에서 2022년 72.8%로 크게 증가했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률적인 해외진출 지원책 대신 실질적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상황 맞춤형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진출에 대한 수요가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상시 모니터링해 이에 맞는 단계별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글로벌 진출에 나설 역량이 되지 않는 내수시장 집중 기업들은 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 경영 합리화 등을 지원, 일단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