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정학 리스크 타고 방산 '훨훨'…수출영역도 다변화

군사적 긴장·자국 안보 강화에 무기 수요↑ 수출 호조세 힘입어 3분기도 호실적 전망 수출국·무기체계 다변화하며 빠르게 성장

2024-10-28     최은서 기자
2022년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K-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방산 수출액이 올해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자국 안보 강화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방산업계가 굵직굵직한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수출국과 수출품목이 다변화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방산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4조4686억원, 476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8%, 115.3% 증가한 규모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935억원으로 18% 늘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 기록을 경신했다.  방산업계는 세계적인 국방비 확장 기조로 두둑한 수주 실적 쌓으며 순항 중이다. 올해 국내 방산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액도 목표로 한 200억달러를 사상 최초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35억달러를 수출한 것과 비교하면 48.1%나 증가하는 셈이다. 방산이 반도체에 이어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가성비와 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방산 수출 대상국도 12개국으로 늘어났고 수출 무기 체계도 12개로 다변화됐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로켓포 천무와 K9 자주포의 폴란드 수출에 이어 지난 7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3사업장을 찾아 K9 자주포 등 주요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군비청과 K2전차 2차 계약도 앞두고 있다. 변수가 없다면 다음달 중 체결될 전망이다. 이번 2차 계약은 전차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등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지난 24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와도 K2 수출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KA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수리온 수출기본형 시제기(KUH-1E) 수출 협상을 진행, 수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라크군 고위관계자도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KAI 본사에 수리온에 직접 탑승,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즈베키스탄과 FA-50 수출 협상을 비롯해 필리핀과의 FA-50 추가 수출 계약 협상도 진행 중이다.  LIG넥스원은 UAE,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최근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II'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K-대공망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한국형 함대공 유도탄 방어 유도무기인 '해궁'도 말레이시아 해군이 연안 초계함(LMS)에 장착하는 것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지상·공중 무기체계 수출에서 나아가 육해공 전 분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 해군의 차기 잠수함 사업인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세일즈에 적극적이다. 폴란드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만 8조원에 이른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한국 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각국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안정효 삼일PwC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방위산업 호황 속에 가격 대비 높은 무기 성능과 빠른 납품 속도를 앞세운 한국의 방위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최근 유럽지역에서 방산 카르텔 형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로 무기구매 수요가 높은 중동지역, 한국과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을 추진 중인 미국시장 진출을 지속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