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패션·홈쇼핑업계도 부캐 전성시대…배경은

경영 불확실 가중 여파 빅블러 현상 가속 전망

2024-10-29     민경식 기자
[무신사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와 홈쇼핑업계가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업황 악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확대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뚫겠다는 심산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홈쇼핑업체들이 이종업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을 육성하는 모습이다. ‘빅블러(업종‧서비스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먼저, 홈쇼핑업계는 TV 시청 인구 감소세,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등 겹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게임, 홈 에스테틱 등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건기식을 차기 먹거리로 삼고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건기식 전문기업 ‘에이치피오’와 합작법인 ‘디에디션 헬스’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첫 상품 ‘덴마크 단백질이야기’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건기식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를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27% 불어났다. 롯데홈쇼핑은 게임 시장에도 투신할 의지를 내비쳤다. 연내 벨리곰 IP를 활용한 모바일 퍼즐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도 국내에 내놓고 콘텐츠 형식도 다양화한다. 게임은 향후 소비 시장 큰손인 1020세대와 지불력을 지닌 3040세대의 공통 관심사로 기업 차원에서도 이를 활용해 집객 효과를 높일 수 있다. CJ온스타일은 홈 에스테틱 시장 선점에 초점을 맞췄다. 홈 뷰티기기 등 상품들을 선별해 내세우는 모양이다. 이달에는 홈 에스테틱 대표 브랜드인 ‘톰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TV 라이브에서 론칭 방송을 열기도 했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자사 프래그런스 브랜드 ‘테일러센츠’를 내걸고 수익 확대에 나선다. 테일러센츠는 국내외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을 개발하는 향 커스터마이징 컨설팅 서비스 ‘테일러링랩’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공간 향’ 시장 저변 확장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테일러링랩은 패션, 문화, 금융, 식품 등 다양한 이종산업 협업을 꾀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시그니처향 ‘신한브리즈’를 선보여 향기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최근에는 CGV의 리브랜딩 ‘딥 다이브’ 캠페인의 일환으로 협력을 통해 CGV 전용 ‘딥 다이브’ 향을 개발했다. 패션업계는 뷰티 부문 강화에 가속페달을 밝고 있다. 패션과 뷰티는 주 고객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윈-윈 효과를 낼 거라는 판단이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뷰티 파이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2021년 11월부터 ‘무신사 뷰티’라는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론칭 당시 800여개에 불과했던 입점 브랜드 수가 현재는 1700개까지 증가했다. 오드타입, RR 뷰티 등 자체 브랜드(PB) 출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코스메틱브랜드 비디비치를 손에 넣은 뒤 지속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30여개 수입 브랜드와 6개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신세계인터의 뷰티 부문 매출은 △2021년 3568억원 △2022년 3629억원 △지난해 3797억원으로 최근 3년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세엠케이도 뷰티 사업 신규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뷰티 판매를 확충하면서다. 기업 인수 보다는 OEM 제조사와 협업을 이끌어내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방안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출혈 경쟁 등 경영 불안을 키우는 요소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기존 사업에 새로운 사업을 더해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며 “내부 시장 과포화로 업계간 경계를 넘나는 빅블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