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 생존 전략은 ‘사즉생’ 각오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 처음 오프라인 앞서 롯데‧신세계‧현대, 체험형 채널로 체질 개선 中
2024-10-29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롯데‧신세계‧현대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내수 부진과 이커머스 시장에 맞서기 위한 생존책 마련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다하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조사 이래 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연간 매출을 앞질렀다. 유통발전법과 같은 규제와 팬데믹의 결합은 온라인 유통에는 기회로, 오프라인 유통에는 위기로 다가왔다. 해당 조사는 총 25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준대규모점포(SSM) 등 오프라인 업체 13개사와 이커머스 업체 12개사로 구성됐다. 이커머스의 매출 비중은 5년간 급격히 늘고 있다. 2018년 유통기업 매출의 37.9%였던 이커머스의 매출 비중은 2019년 14.2% 성장한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18.4%로 크게 뛰었다. 2021년 15.7%, 2022년 9.5%, 2023년 9.0% 등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인다.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2019년 –1.8%를 기록한 뒤 -3.6%, 7.5%, 8.9% 지난해는 3.7%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소비가 급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소비는 여전히 온라인으로 기운 상태다. 이커머스 업계는 편리한 구매와 빠른 배송 시스템을 통해 주력 품목인 생활용품을 넘어 신선식품으로 범위를 넓혔다. 올해도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영향력은 감소세를 보인다. 산업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상승한 15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은 전반적 품목이 호조세를 보이며 매출이 22.2% 증가했지만, 오프라인은 0.2%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 매출은 6.7% 감소했고, 백화점이 2% 하락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체질 개선이 절실해지자 롯데쇼핑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통해 6대 핵심 사업 전략을 주축으로 2030년까지 매출액 20조3000억원 ‘기업가치 제고 정책’ 청사진을 내놨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 격인 백화점 비중을 줄이고, 체험형 오프라인 쇼핑공간인 복합몰로 재탄생 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내세우고, 2030년까지 약 7조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그랜드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 1호점은 기존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 별개의 점포를 하나의 복합쇼핑몰 브랜드로 통합해 선보였다. 수원점을 시작으로 부산·경남지역 점포인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과 김해점에도 타임빌라스가 적용된다. 2030년까지 신규 출점(인천 송도, 대구 수성 등)과 리뉴얼(동부산점 김해점 등)을 통해 국내 타임빌라스 수를 13개로 늘리고,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고, 백화점은 지난해 기준 75%에서 2030년 60%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유통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 재편과 테마파크와 같은 신사업 확대 등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미래형 이마트’로 리뉴얼 하고 있으며,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3사의 통합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신세계프라퍼티 화성 테마파크 사업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함께 국내 최초로 파라마운트 브랜드를 활용한 테마파크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을 통해 주요 명품 브랜드 입점 없이 2년 9개월 만에 최단기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백화점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 이어 지난달 부산에 실속형 리테일 모델 콘셉트의 ‘커넥트 현대’를 새롭게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오프라인 전체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의 축소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체험 시설을 늘려 점포를 리뉴얼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효율화 등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