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성수기’도 막막…유통街, 4분기 돌파구 있나
대한상의 4분기 유통업 체감경기 ‘암울’ 유통업계, 체질개선에 전사적 역량 다해
2024-10-29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장기적 경기 침체로 유통업계 근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적인 유통업계 성수기인 4분기에도 소매시장 체감 경기 회복은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발표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올 4분기 RBSI는 80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매유통업체들이 4분기 경기를 전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상의는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과 소비자 물가 상승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R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은 그 반대다. 올해 RBSI는 1분기 79에서 2분기 85로 반등한 후 3분기 82, 4분기 80으로 다시 낮아졌다. 오프라인 유통업종 중에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부분 업태에서 기대감이 하락했으며, 온라인 쇼핑은 소폭 상승했다. 편의점은 유동인구가 줄어 비수기라는 점 떄문에 전망치가 3분기 88에서 4분기 74로 14포인트 하락했다. 대형마트(103→90), 백화점(103→91), 슈퍼마켓(85→81)도 전 분기보다 기대감이 낮아졌다. 반면 온라인쇼핑은 전망치가 69에서 76으로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조사 이래 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연간 매출을 앞질렀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빅3로 불리는 롯데‧신세계‧현대는 생존책 마련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에 체험 요소를 결합하거나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쇼핑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통해 6대 핵심 사업 전략을 주축으로 2030년까지 매출액 20조3000억원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백화점의 비중을 줄이고 복합몰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세계 역시 유통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 재편과 테마파크와 같은 신사업 확대 등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달 부산에 실속형 리테일 모델 콘셉트의 ‘커넥트 현대’를 새롭게 선보였다. 유통업계 특수기간으로 불리던 핼로윈도 이태원 참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기 어려워졌다. 유통업계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절 등이 열리는 11월에 집중해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18개 주요 계열사를 총동원해 ‘2024 대한민국 쓱데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1조9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물량을 준비했다.앞서 지난 14일 가장 먼저 행사를 진행한 이커머스 업체 롯데온의 ‘롯데온(ON)세상 쇼핑 페스타’는 롯데멤버스와 롯데리아, 세븐일레븐,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등 계열사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율을 크게 높였다. 롯데온은 이 분위기를 이어 오는 12월 1일까지 ‘브랜드 판타지’ 행사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업계와 홈쇼핑업계도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뷰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홈쇼핑업계는 자체브랜드(PB)상품과 건기식 등 자체적인 상품 생산 역량을 강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