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수주 지정학 리스크 고조… K-건설 초긴장

건설사 위한 정부·공공기관 대출 지원 필요 기술력 기반 전략적 접근으로 수익 극대화 필요

2024-10-29     최한결 기자
건설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해외수주를 노리는 건설업계가 현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중동 등 아프리카에서도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고 있어 현지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211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약 235억288만달러) 대비 10.3% 감소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400억 달러 목표의 52.7%에 불과하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77% 급감했고 대우건설은 96%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10억3490만 달러로 추락했고 롯데건설도 -4610만 달러를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다른 대형사들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가 급감한 주된 원인은 대표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다.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의 장기화와 중동 등 불안정한 정세가 해외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해외 수주 지역인 중동에서도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장기화와 지역 정세 불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40만 배럴 규모 정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에서 각각 무장단체 활동 증가와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주요 수주 지역으로 1978년 진출 이후 70여 개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최근 보코하람 공격으로 최소 81명이 사망하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함께 진출한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정부 붕괴 이후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GNS가 석유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석유 생산과 수출을 중단하면서 불안정한 정세가 심화돼 현지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갑작스러운 전쟁과 같은 위기는 예측하기 어려워 이는 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위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건설사와 공유해 미리 리스크를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출 지원 등을 통해 건설사들을 지원해야 한다"며 "업계에서는 무리한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