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건설, 천지개벽 앞둔 중남미 ODA 정조준
페루 등 개도국 철도·도로 인프라 확충 활발 가시적 수주 이전 ODA 통한 토대 형성 중요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국내 건설업계의 주요 해외 수주 텃밭인 중동과 북미에서 전쟁 및 정책 변화 등 지정학적·정치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과거 수주 불모지였던 중남미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현지 개발 본격화에 따라 공적개발원조 등 인프라 분야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는 국제개발협력사업(ODA)과 연계해 페루, 엘살바도르와 한국형 철도기술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ODA는 정부를 비롯해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다. 최근 중남미 지역에선 노후 인프라 개선과 메트로 등 친환경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두 국가가 추진하는 철도사업 타당성조사를 지원해 우리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 및 사업수행기관인 국가철도공단, 도화엔지니어링, 동명기술공단 등 관계자가 오는 30일 페루 교통통신부, 다음 달 1일 엘살바도르 공공사업교통부를 각각 방문해 ODA 사업착수보고회와 사업 추진 사항을 규정한 ROD(Record of Discussion) 체결식을 진행한다.
또 양국 교통통신부 장관과 만나 ODA 사업 등 인프라 분야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타당성조사와 연계한 본사업 추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페루에선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약 7000억원)에 한국공항공사와 현대건설 컨소시엄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등 중남미 국가 중 인프라 협력이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 정부는 그간 교통 분야 위주로 ODA 협력을 진행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친체로 공항철도 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 사업(약 36억원)'은 세계적인 관광지 마추픽추의 관문인 친체로 신공항 지역과 쿠스코를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엘살바도르에선 지난해 동부건설과 도화엔지니어링이 엘살바도르 최대 국책사업인 3억7000만 달러(한화 약 5100억원) 규모 '로스초로스 교량건설 및 도로개선사업'에 참여하면서 인프라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다.
올해는 엘살바도르 '태평양철도 타당성조사사업(16억원)'에서 협력 중이다. 이는 중남미 다국가가 연결된 태평양 철도사업의 엘살바도로 구간 일부(아카후틀라~산살바도르)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토부가 엘살바도르 현지에서 처음 진행하는 ODA 사업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중남미 국가는 메트로, 철도 등 교통분야에서 인프라 확충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 재정 부담 등으로 차관 또는 민관협력사업(PPP) 등을 선호하고 있다"며 "수원국의 주요 프로젝트 정보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한국의 정책금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국토교통 ODA는 수원국의 인프라 계획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중남미 국가가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사업초기단계에서 ODA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