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고위급 군 장성 우크라이나 전선 이동 가능성"
국정원, 국회 정보위 국감서 북한 동향 밝혀…"병력 이송 진행 중" "북한군 러 파병 현재 3000명 이상, 연말에 1만900명 도달"
2024-10-29 이현민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북한이 러시아로 병력 약 1만 명을 파견했다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국가정보원의 입장에 이목이 쏠렸다. 29일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 대상 국정감사를 개최했다. 해당 국감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입장이 전달됐다.
여야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이라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군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 중이지만 이를 어려워한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월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는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제사회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이견 조율 목적으로 보이며 이후 양측이 공히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런 방문 이후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앞서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인원은 3000명 이상에 달한다며 연말까지 1만90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파병군의 전선 투입과 관련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정원은 파병 사실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이 군 장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사실을 알렸다. 북한은 "훈련을 간다"라고 가족들에게 거짓 설명을 한 뒤 파병사실을 통보했다. 이 같은 거짓 설명에 북한 주민들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대선 등 여러 정치적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북한이 한반도 내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은 첨단 부품 도입·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확실한 동향을 파악하고 있진 않으나 전격적으로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염두에 두며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내 한국군 파병이 실현될 거라는 관측은 부정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군 파견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신원식 대통령실 안보실장 간 문자 논란이 불거지며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참전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 야합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면서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긴장감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