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삼성전자’ 끝났나…반등 기대감
외인, 33거래일 13조원대 순매도 끝 순매수 전환 엔비디아발 HBM 호재에 반등...3분기 실적 주시
2024-10-29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순매수로 전환하며 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 행렬을 마감했다. 기존 순매도 최장 기간은 25일인데, 이번 34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기록을 경신한 후 순매수 전환했다. 엔비디아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사에 삼성전자를 조건부로 포함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며 반등의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2.58% 오른 5만96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115억원 순매수했다. 외인은 전날인 28일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89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순매수로 포지션을 전환했다. 28일 오전까지 매도세를 유지했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로 돌아섰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대해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외인들은 지난 9월 3일부터 27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처분했었다. 이 기간 총 12조9305억원을 던졌다. 외인 매도세에 주가는 20%넘게 녹아 내렸다. 외인의 역대 최장 순매도 기간은 지난 2022년 25거래일로 이번 매도 행렬로 기존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인들이 매도세를 멈춘 데는 엔비디아발 호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대만의 한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엔비디아에 조건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새로운 AI 칩 ‘블랙웰’ 수요에 비해 탑재할 HBM 공급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HBM 공급사에 포함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에 삼성전자가 4%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달 말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관계로 코스피 소외 현상의 핵심이었던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경우 지난달 3일 이후 1개월 넘게 외국인 순매도를 경험하면서 같은 기간 주가가 23% 급락한 상태"라며 "주 후반 예정된 사업부문별 실적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실적 가이던스와 질의응답을 통해 선반영된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및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완화·해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대선 등 주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국내외 이슈는 눈여겨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예정된 빅테크 실적, 삼성전자 확정 실적 발표, 미국 고용 및 물가 지표 발표와 미국 대선까지 이어지는 대형 이벤트에 증시 흐름이 연동되기 때문에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주 테슬라가 호실적 및 가이던스 상향으로 상승하며 국내 이차전지를 견인한 것처럼 다음 주도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37포인트(0.21%) 오른 2617.80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 지수도 3.70포인트(0.50%) 상승한 744.18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