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선율 기자] 청년단체가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의 재난 대처 무능함을 지적하면서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사태 수습에서 한 발 비켜나고 있는데 대해 무책임한 처사라고 직격 비판했다. 29일 청소년과 대학생, 청년단체 회원들은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세월호 실종자 구조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들은 “세월호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이고 관재”라며 “아직 백여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팽목항의 통곡소리에 전 국민이 비통해하고 있다. 재난앞에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정부가 꺼져가는 단 한 생명도 구하지 못했는데 사과, 책임, 사의를 얘기하며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후 지금까지 정부의 발표는 매번 번복되었고 부처의 혼선은 반복되었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하며 이 사태수습의 당사자에서 한발 비껴섰다”고 꾸짖었다.
이어 이들은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침묵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에게 △실종자 전원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사태 끝까지 책임지고 수습, △재난 발생의 정확한 진상규명, △생존자, 희생자, 실종자 모두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을 촉구했다.
OO은대학 김서린씨는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며 아직까지도 의문이다”며 “어떻게 한명도 구할 수가 없었는지, 초기대응을 그런 식으로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김서린씨는 “사람들이 이번 사고를 보며 국가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제가 보기엔 국가가 여태껏 한번도 국민을 보호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국가는) 가진 자만 더 가지도록 하고, 가지지 못한 자는 죽음으로 내모는 이런 사회를 용인하고 방관했다”고 꼬집었다.
민달팽이 유니온 권지웅씨는 지난 토요일 안산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그 당시에 오갔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권지웅씨는 “그 당시 선실 안에 있던 한 아이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 아이는 물이 차오르니까 선생님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했음에도 밖으로 나와야할 것 같아서, (선실 내) 친구들한테 나가자고 했는데, 친구들은 가만히 있겠다고 해서 혼자 나와서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그 친구를 두고 그 주변에 죽은 아이의 부모님들이 왜 너만 살아남았냐는 탄식을 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가 혹여나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돼 부모님이 한시도 그 아이 곁을 떠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렇게 잘못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이 단면이 사실은 책임자들이 책임지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라며 “정말 권한을 가지고 그 자리를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시간에 도망칠 생각만 했고, 결국 그러해도 됐던 사회가 우리 삶의 단면이다”고 지적했다.
권지웅씨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참담해서가 아니라 정말 이 사회가 앞으로 이 참사를 막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반문이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진다는 건 왜, 어떻게 이 사건이 일어났고, 구조는 어떻게 되었고, 그 구조가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추문하고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사고가 터진 16일, 우리는 모든 실종자들이 부모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우리 믿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났다”며 “총리의 사퇴는 무책임하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양 공직사회를 질타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너무나도 공허하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절망해 이 나라를 버려야하는게 아니냐고, 떠나야 하는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며 “그러나 우리 청년들은 떠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이 살아가고 있기에 그렇다. 그래서 우리 청년들은 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이 고장나고 더러운 사회에 맞서 싸워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시민들과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대학교 총학생회‧경희대학교 총학생회‧서울대학교 총학생회‧연세대학교 총학생회‧한양대학교 총학생회‧내꿈나라 청년모임‧민달팽이유니온‧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청년유니온‧청연(참여연대 청년모임)‧청소년유니온‧토닥토닥협동조합 등 총 13개 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