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반등 노리는 코스피… 강달러에 외인이탈 지속은 부담
박스피 지속...역대 수익률 높았던 11월에 투자자 주목 전문가 "실적 대비 저평가" vs "美 증시 거품 붕괴 우려"
2024-10-30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11월에 접어들며 코스피가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의 10월 평균 상승률은 마이너스(-) 1.14%로 전체 월별 수익률 중 최하위다. 하지만 11월 평균 수익률은 2.84%로 전체 월별 수익률 중 가장 높고, 12월 평균 역시 1.44%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국내 증시가 미국 경기 하강 우려와 선거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시장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낙관론’과 하락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비등한 모양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0월21~25일) 간 코스피 지수는 0.41% 하락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며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살얼음판 증시가 이어지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적자를 심화할 수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점쳐지면서 미국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 외 다른 지역 자산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3분기 성장률 쇼크의 여파가 국내 자산시장을 덮치고 있다. 내수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꺾이면서 가뜩이나 허약한 국내 증시 부진이 깊어지고 환율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증시의 상승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우려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선 데다 국내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쫓아 미국 증시로 향하며 달러 수요가 높아진 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국내 증시에서 3조88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은 3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며 이달에만 4조165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은 "10월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약한 것은 실적시즌 때문"이라며 "반도체에서 시작된 3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10월부터는 코스피 시장,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코스피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코스피 등락은 반전을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짚었다. 한편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우려로 인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한 주 동안 4.075%에서 4.232%로 0.157%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장기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위험자산인 주식 수익률에 악재로 작용한다. 이번주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올 경우 미국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관심이다. 29일 알파벳을 시작으로, 30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31일 애플, 아마존 등이 연달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는 24일 하루 만에 주가가 22% 급등하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며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와 빅테크 실적 호조 기대감은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550~2680으로 제시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분간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빅테크 기업 실적이 변수로 지목되는 만큼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