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쇄신 외친 한동훈···'100일 無성과' 뒤집을 동력 확보 '관건'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변화·쇄신'에 방점 '제삼자 특검' '김건희 조치' 무산···향후 여론전 몰두 전망
2024-10-3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파괴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며 최근 진영의 위기를 촉발한 '김건희 리스크' 등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다만 이제껏 한 대표 '의중'이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친윤)계에 막혀 번번이 좌초됐던 터라, 실제로 당의 변화·쇄신을 이끌기 위해선 '동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그가 준비한 회견문을 관통한 주제는 '변화와 쇄신'이었다.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 두 단어를 활용해 취임 직후부터 100일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 자신이 마주한 정치적 상황을 되짚었다. 한 대표는 취임 일성이었던 '우리는 변화를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상기하며 "민심에 반응하고,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었다. 100일 동안 그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이리 뛰고 지리 뛰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 '정치개혁'을 주장했다고 언급하며 "제가 얘기하는 변화와 쇄신은 우리만 바꾸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 앞에서 새롭게 변화하고 쇄신하는, 큰 정치개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발상을 전환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파괴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서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서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상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겨냥한 거란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향후 포부를 전하는 와중에도 "애국심과 도전정신으로 국민의힘의 중단 없는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가겠다"며 "그렇게 우리당에서 시작된 변화와 쇄신은 낡고 부패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정치판 전체를 개혁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거듭 변화와 쇄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 대표는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100일 만에 당 대표로 선출되며 정치 전면에 복귀했는데, 당시 그가 내세운 대표적 가치가 '변화와 쇄신'이었다. 이후 한 대표는 100일 동안 '여당 내 야당' 노선을 걸으며 대통령실과 차별화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대표 취임 이후 변화·쇄신을 명분으로 대통령실을 둘러싼 의혹을 정조준해 온 한 대표가 자기주장에 대한 당위성을 이날 회견에서 재차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한 대표가 역설한 변화와 쇄신이 그의 대표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일순간 실현될 거란 기대는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미 한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공약했지만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계의 노골적 반발에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또 10·16 재보궐선거의 성과를 앞세워 진영의 위기를 초래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조치를 대통령실에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도 한 대표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고 있어, 한 대표가 변화·쇄신을 요구하더라도 원내·외에서 방법을 찾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향후 진영의 변화·쇄신을 이끌기 위한 동력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20여명의 의원을 규합해 원내 친한동훈(친한)계 세력 형성을 이룬 한 대표는 이후 여론 결집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외 활동에 치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여당 인사는 "기본적으로 당이나 정부나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한 대표가 (변화와 쇄신과 관련해) 원내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여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당정에 '쇄신 압박'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