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뒤흔든 '쓰레기' 발언…초박빙 선거에 돌발 변수

"푸에르토리코 쓰레기섬"발언으로 곤혹 치른 트럼프 진영 해리스 측, 바이든의 트럼프 지지층 비하 발언으로 '역풍'

2024-10-31     이현민 기자
좌측부터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미국 대선이 쓰레기 발언으로 선거 막판 요동치고 있다. 현지시간 30일 미국 대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 모두 막말과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24일(현지시간)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미국이 외국 범죄자 유입 때문에 "전 세계의 쓰레기통" 같다고 말했다. 평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의 범죄자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침입해 치안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같은 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한 코미디언의 발언은 곧바로 문제가 됐다.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언급하며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지칭했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600만 명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해당 발언에 분노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해리스측은 해당 발언 영상을 광고로 만들며 맹공을 펼쳤다. 다만 곧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 터져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중남미 출신 미국인(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서 "트럼프 유세에서 한 연사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했는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모두 선량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의 지지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 유권자들이 절반으로 나눠진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지칭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쓰레기라고 말한 발언 당일 SNS를 통해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의 지지자가 쏟아낸 혐오 수사(발언)를 쓰레기라고 표현했다"고 적었다. 백악관도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언급한 것은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를 쏟아낸 특정 코미디언의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리스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이 발언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 터져 나오자, 곧바로 반격했다. 힌치클리프의 발언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간만에 호재가 터져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록키마운트에서 진행한 유세 연설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 쓰레기라 불렀고, 그것은 (그들의) 진심"이라며 "미국인을 미워하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