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거침없이 늘리더니…금융그룹 계열 카드사 연체율도 '쑥'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 3분기 실적 개선 이뤄져 카드론 잔액 증가로 향후 호실적 지속은 미지수
2024-10-31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올해 3분기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들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고수익·고위험 자산인 카드론 잔액 증가에 기반한 실적 향상이어서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는 카드론 관리에 따라 카드사의 희비가 엇갈린 전망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카드사별 연체율은 하나카드 1.82%, 우리카드 1.78%, 신한카드 1.33%, KB국민카드 1.29% 순이었다. 전년 동기 연체율보다 우리카드 0.42%p, 하나카드 0.16%p, KB국민카드 0.07%p 늘었다. 신한카드(0.02%p)만이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세는 카드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2금융권 금리 역전과 은행권의 대출 축소 등에 따라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린 데다 가맹점 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로 신용판매업 수익이 감소하자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카드론 영업에 나섰었기 때문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지난 9월 기준 카드론 잔액을 살펴보면 21조5881억1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0조8978억6700만원)과 비교해 6902억4500만원이나 증가한 금액이다. 이렇다 보니 이들 카드사의 수익성도 호전됐다. 실제 카드론 연체율 증가세가 가장 높았던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56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56.4%(202억원) 증가하면서 업계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808억원에서 1147억원으로 42%(339억원), 신한카드 1522억원에서 1734억원으로 13.9%(212억원), 하나카드 548억원에서 678억원으로 23.7%(130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카드론 확대로 당장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중저신용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에서 지난 9월 우리카드 등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카드사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치솟는 가계대출을 막기 위해 카드론 규제에 나설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 활로는 다시 막히고 건전성 우려만 커지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할 가능성도 있다. 건전성이 악화하면 대손충당금 등 대손비용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론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의지를 내비치면서 카드사들은 어쩔 수 없이 카드론 규모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대손비용률의 적극적인 관리가 향후 카드사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