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롯데홈쇼핑…김재겸 대표, 인사 태풍 피해가나

3개 분기 연속 수익성 개선 성과 건기식·게임 등 신사업 강화 고삐

2024-10-31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한차례 유임에 성공했던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가 오는 정기임원 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업황 악화에도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면서 연임에 청신호를 켰지만, 걸림돌이 없진 않다. 탈TV 전략을 바탕으로 본원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사업 발굴·강화에도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재겸 대표는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와 홍익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호남석유화학(現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뒤 2002년 롯데호텔을 거쳐 2007년부터 줄곧 롯데홈쇼핑에 몸을 담고 있다.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지원본부장, TV사업본부장 등을 주요 직책을 지냈다. 2022년말 롯데홈쇼핑 사령탑에 올랐다. 지난해말 정기인사에서도 인사 칼바람을 피하고 유임에 성공했다. 당시 교체설도 대두했지만, 짧은 재임 기간과 새벽 방송중단 영향으로 정상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갈 수 없었던 점이 유임 배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반년간 오전 2~8시 새벽방송 중단 처분은 김 대표 취임 전 결정된 일이다.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이같은 제재 여파에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TV 시청자수 감소세 등까지 겹치면서 쉽사리 실적을 높이지 못했다. 악재 속에서도 패션·뷰티 고수익 사업 위주 라인업 개선, 멀티채널 활성화 등을 꾀한 결과,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을 다시 내기 시작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롯데홈쇼핑은 영업이익이 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1.2% 치솟았다. 매출은 2323억원으로 전년 보다 0.7% 개선했다. 지난해 기저효과로 3분기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실적 개선으로 김 대표의 연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11월 말에서 늦어도 12월 중에는 인사를 발표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기 인사를 놓고 고심하는 시기인 만큼, 쉽게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례로, 채널 자릿세 개념인 ‘송출수수료’가 급등하고 있어 경영 활동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만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한다. 이에 앞으로 본업과 더불어 신사업 경쟁력까지 극대화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먼저, 현재 TV홈쇼핑에 치중하지 않고 유튜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판매채널을 다양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전 채널로 숏폼 콘텐츠를 확대해 관련 역량을 향상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3월부터 업계 최단 기간 타임 세일 방송 TV숏폼 ‘300초 특가’를 도입했다. 지난 9월부터 프로그램명을 ‘300초 특가’에서 ‘300초 숏핑’으로 바꾸고 11월부터 티커머스, 모바일로 운영 범위를 넓히며 등 대표 숏폼 콘텐츠로 성장한다. 또한, 공식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숏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1월 안으로 숏폼 콘텐츠를 자동으로 편집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월 200건 넘는 콘텐츠를 쏟아낼 방침이다.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낙점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건기식 시장 규모가 커질 거라는 판단에서다. 벨리곰 IP를 활용한 모바일 퍼즐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잡히지 않았으나 올 연말 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임원인사 관련해 별도로 할 이야기는 없다”며 “해외 패션 브랜드 독점 수입, 건기식 진출 등 신규 사업은 물론, 홈쇼핑 본연의 사업인 패션, 뷰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숏폼, 콘텐츠 사업을 지속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