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줄줄이 실적발표...증권가 촉각

알파벳·메타·아마존 등 M7 3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상회 엔비디아, 내달 발표 예정...“빅테크 기업 기술주 투심 좌우”

2024-10-3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M7)의 실적이 차례로 발표되면서 침체된 한국 증시의 반등 포인트가 될지 증권가는 주목하고 있다. 우리 증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기술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주요 기업의 실적 흐름과 관련성이 깊은 까닭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7.64포인트(1.45%) 급락한 2556.15에 마감했다. 지난 7월 2900선 가까이 다가서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이 올라갔던 코스피는 현재 올해 최고점 대비 300포인트 넘게 부러졌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7월 대비 현재 30% 넘게 가격이 빠졌다.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이 확산하며 한국 증시에도 냉기가 흐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팀은 ‘2025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는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국내에서는 ‘반도체 겨울론’이 확산됐다”고 밝혔다. 시장은 미국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미국 대형 기술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들 회사의 실적이 코스피 향방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분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가이던스와 설비투자 전망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좌우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모멘텀과 강한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29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이 88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863억3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성명을 통해 “AI에 대한 장기적인 집중과 투자로 소비자와 파트너가 AI 도구의 혜택을 누리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지난 4분기 유튜브 총 광고 및 구독 수익은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등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내놨다. 엔비디아도 다음달 1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S&P 500지수에서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즉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3분기에 평균 19%의 순익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은 양호한 어닝에 대한 주가 보상이 높아진 가운데 M7의 이익창출 능력이 재확인되면서 주가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7의 실적 성장 속도가 최근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업계에서는 M7의 3분기 순이익이 S&P500 기업들이 거둔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데, 이들 회사의 실적이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설립자는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은 엄청난 헤비급 선수들”이라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7~8개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