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로 ICBM 고각 발사…한미 SCM '우크라 파병 규탄' 성명 직후 도발

軍당국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포착" 美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김정은 “지역정세 격화 대응의지”

2024-10-31     이현민 기자
북한,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북한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직후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규탄한 직후에 ICBM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미국 대선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 10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면서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당국은 공동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으며,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경보정보는 실시간으로 한미일 3자간 긴밀하게 공유됐다"고 부연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간 공조회의가 이뤄졌다며 "한미 국방장관은 미측 전략자산 전개 하 연합훈련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하여 동맹의 대응의지를 현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 및 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도발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18일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지 약 10개월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8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을 쏜지 43일만이다. 북한의 ICBM 발사는 한미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안보협의회의(SCM)을 개최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한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한지 다섯 시간만에 이뤄졌다. 나아가 북한의 러시아를 위한 파병에 쏠린 국제사회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속내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에선 다음달 5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ICBM을 앞세워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대 사거리를 내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고각으로 발사해 수위를 조절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자, 한미 양측은 규탄 의지를 보이며 북한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숀 새벗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발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ICBM 발사현장에서 "이번 발사는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지역정세를 격화시키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 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며 "우리 국가의 전략공격무력을 부단히 고도화해나가는 노정에서 필수적 공정"이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