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C-커머스 공세 막자”…유통업계, ‘공동 이익’ 맞손
지난 1~8월 중국발 직구액 2.7조원…전년比 51%↑ 쿠팡, LG생건·제일제당과 재맞손…상품 경쟁력 강화
2024-11-03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일컬어지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가 매섭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가 협업을 통한 본원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직구 건수는 1억2010만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2%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33억4200만달러(약 한화 4조3784억원)에서 39억1700만달러(약 5조1317억원)로 1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발 직구액은 21억3100만달러(약 2조793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1.5% 뛰었다. 전체 해외직구의 중국 비중은 지난해 42.1%에서 올해는 54.4%까지 치솟았다. 홍콩(1억9400만달러)까지 합하면 비중은 60% 이상이다. 동기간 미국발 직구액은 8억6000만달러(약 1조1269억원·22.0%), 일본발이 2억6900만달러(약 3525억원·6.9%)를 기록했다. 이처럼 박리다매 가성비 전략으로 거래량을 높인 C-커머스는 주춤했던 이용자수도 다시 오름세를 나타낸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앱의 MAU 순위는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 테무, G마켓 순으로 전달과 같다. 쿠팡 앱의 MAU는 지난달 3203만여명으로 압도적 1위를 이어갔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소폭(0.2%) 감소했다. 이는 올해 첫 하락세다. 반면, 알리와 테무는 9월 이용자 수가 각각 3.5%와 4.8%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MAU는 각각 904만여명(3.4%↑), 679만여명(3.3%↑)을 기록했다. 이제는 C-커머스가 단순 해외직구 주력인 최저가 공산품을 넘어 패션, 식품 등 상품군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알리의 경우 지난달 28일 한국 상품 전문관인 K-베뉴에 국내 식품 채널을 전격 열었다. 지난 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도 진행한다. 국내 유통업계는 C-커머스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카드로 ‘합종연횡’ 전략을 꺼내들고 있다. 생활용품 균일가 전문점 ‘다이소’는 뷰티 제품군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뷰티 대기업과 손을 잡으며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LG생건의 ‘케어존’, ‘퓨어더마’,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등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소의 뷰티 부문 강화는 뷰티업체와의 시너지 창출 복안으로 풀이된다. 뷰티업체 측면에서도 다이소의 접근성과 판매망을 장점을 활용해 브랜드 매출을 개선할 수 있다. 유통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은 올 상반기 LG생활건강, 하반기 CJ제일제당과 갈등을 봉합했다. LG생건과 4년 9개월만, 제일제당과 1년 8개월 만에 화해하고 직거래를 재개한 것이다. 이같은 조치는 NB(제조사 브랜드) 상품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쿠팡은 올해 중기중앙회·홈앤쇼핑, 한국외국어대학교, 충남 금산군, 경북 의성군 등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가 가품 발견,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킨 여파로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고물가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점차 성장곡선을 그려가는 분위기”라며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에 국내업체들이 적용받는 관세·KC인증 등에서도 여전히 벗어나 있어 공습은 거세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경기는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은 만큼, 국내업체들은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다양한 기업간 협업을 꾀해 차별화를 갖추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