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죄기'에 은행 예대금리차 계속 벌어진다
5대 은행 9월 예대금리차, 농협, KB, 하나, 신한, 우리 순 예금금리 하락 대출금리 상승 추세…10월 격차 더 커질 듯
2024-11-04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몇 개월간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은행 이익의 기반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는 두 달 연속 커진 것으로 나나탔다. 통상 금리 하락기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제외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0.43∼1.05%p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다.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마진(이익)이 많다는 뜻이다.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1.05%p)가 가장 컸다. 뒤이어 KB국민(0.98%p)·하나(0.68%p)·신한(0.53%p)·우리(0.43%p) 순이었다. 전월 대비 예대금리차 추이를 보면 NH농협을 빼고는 모두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커졌다. 대체로 올해 들어 시장금리 하락세와 더불어 줄곧 줄어들다가 7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7월 0.44%p에서 8월 0.71%p, 9월 0.98%p로 뛰었다. 신한은행 역시 7월 0.20%p였던 예대금리차가 9월 두 배가 넘는 0.53%p까지 커졌다. 다만 NH농협은행의 9월 예대금리차(1.05%p)는 다른 4개 은행을 웃돌지만 8월(1.09%p)보다는 다소 줄었다. 은행권은 8∼9월 예대금리차가 커진 주요 배경으로 이 시기 본격적으로 실행된 가계대출 억제 목적의 대출 가산금리 상향 조정이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으로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10월 예대금리차는 더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0.25%p 내려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것을 명분으로 NH농협·우리·하나·SC제일은행이 일제히 정기예금 등 상품 금리를 낮췄다. 특히 SC제일은행은 거치·적립·입출금식 예금금리를 한꺼번에 최대 0.8%p나 큰 폭으로 내렸다. 반대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11일 연 3.88∼5.88%에서 이달 1일 연 4.16∼5.86%로 3주 만에 하단이 0.28%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