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파문' 코너 몰린 尹, 11월 정국 격랑 속으로
尹·명태균 녹취록 반영도 전에 10%대 지지율 임기 반환점 못 돼 레임덕 기정사실화 2일 '김건희 규탄' 野 집회 30만명 집결 '총공세'
2024-11-03 조석근 기자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에서 윤 대통령 본인 역시 의혹의 한 축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인데 윤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은 국정운영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가 무너졌다.
야권은 오는 14일 본회의를 앞두고 윤 대통령 부부의 국정개입 의혹을 정면 겨냥한 김건희 특검법을 예고하며 장외투쟁 등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11월 정국에 태풍이 몰려오는 형국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서울역 광장 일대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국민에 맞선 대통령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며 "4·19, 5·16, 6월 항쟁과 촛불혁명까지 국민이 일어나 행동했다"고 성토했다. 이날 민주당이 주최한 집회는 민주당 자체 추산으로 30만명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직접적으로 '탄핵', '하야' 등 표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민석 최고위원은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 이언주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이제 그만 내려와야 한다"는 등 당 지도부 차원의 강도 높은 규탄 성명이 이어졌다. 지난 31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윤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한 공세를 극대화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명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서 윤 대통령 본인의 연관성이 제기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적으로, 법적,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될 게 없다"며 공천과 무관한 발언이라는 점을 시사했지만 여론은 이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으로도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당장 한국갤럽이 29일~31일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1.1%,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 긍정평가는 19%로 취임 후 처음으로 20%선이 무너졌다. 부정평가는 72%로 최고치다. 특히 영남권 대구·경북 지지율이 18%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문화일보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27일~28일간 성인남녀 1007명으로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0%,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이들 여론조사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가 본격 반영되기 이전 시점이다. 당초 11월 위기설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이달 중 1심 재판을 앞두고 여권에서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오는 14일 김건희 특검법 의결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재의결을 앞두고 여권 내 이탈표가 확대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특검을 둘러싸고 여야 대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정작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과 갈등 국면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 파동에도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상세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